본문 바로가기

노벨상은 모범생 전유물? 대학원 때 마약한 수상자도

중앙일보 2014.05.31 03:02 종합 13면 지면보기
흔히 노벨 과학상 수상자라고 하면 수준 높은 논문을 꾸준히 쓴 ‘모범생’ 과학자를 떠올리기 쉽다. 꼭 그럴까.



 201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브라이언 코빌카 미국 스탠퍼드 의대 교수가 전형적인 인물이다. 그는 G-단백질 연결수용체의 성질과 구조를 해명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그가 쓴 논문은 154편이나 된다. 인용지수(Impact Factor) 5 이상의 저널에 62편, 10 이상의 저널에 34편, 40 이상의 저널에 29편을 실었다. 잠시도 한눈 팔지 않고 연구만 한 경우다.



 반면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피터 힉스 영국 에든버러대 명예교수의 경우는 다르다.‘힉스 입자’를 예견한 그의 논문은 1964년 출간됐다. 하지만 70년대 초반까지 거의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95년 이후 뒤늦게 빛을 보기 시작해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본격 가동된 2010년 전후 뒤늦게 ‘대박’이 났다. 한 해 논문 인용 횟수가 400회 이상 치솟았다.



 더 이례적인 경우도 있었다. DNA를 수만 배 증폭시킬 수 있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법을 개발한 캐리 멀리스의 경우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UC버클리)에는 마약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93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을 땐 일정한 직장이 없는 무직자 신세였다. 그가 쓴 논문은 63~85년 6편, 85~90년 7편에 불과했다. 노벨상이 ‘모범생’의 전유물은 아닌 셈이다.



김한별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