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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은행 상대 13억 등친 사기 일당 '덜미'

중앙일보 2014.05.29 10:36
무역 거래를 위장한 가짜 신용장을 해외 은행에 보내 거액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이 붙잡혔다. 대구경찰청은 이같은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모(37)씨를 구속하고, 변모(30)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중국인 임모(50)씨를 쫒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싱가폴 은행 2곳과 캐나다 은행 1곳에 가짜 신용장을 보내 국내 은행 계좌로 13억원(130만달러)을 받아챙긴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고향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박씨가 알고 지내던 중국인 임씨를 만나 범행을 계획했다. 임씨가 가짜 신용장을 만들 수 있고, 해외 은행을 이용하는 외국인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범행 대상은 계좌 등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는 외국인 가운데 무역거래가 활발한 국가를 선택했다. 싱가폴과 캐나다를 고른 이들은 곧바로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영어와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임씨가 옆에서 도왔다고 한다.



무역거래 담당자의 이메일을 알아낸 이들은 가짜 신용장을 첨부한 '전신송금전환지시(TTL)' 서류를 보냈다. 여기에 출금 대상자인 외국인의 계좌번호, 비밀번호, 이름, 주소까지 모두 담았다. 등산복 같은 의류 원단을 거래 중이라는 가짜 내용도 덧붙였다.



이렇게 모두 4차례에 걸쳐 적게는 1억원(10만달러), 많게는 5억4000만원(55만달러)씩을 국내 계좌로 받아 인출했다. 경찰은 "국내은행은 신용장이 들어오면 계좌 주인에게 전화로 확인한다. 그러나 무역 거래가 활발한 싱가폴 같은 국가의 은행은 개인정보가 충분히 담겨 있으면 그대로 돈을 보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싱가폴 경찰청에서 수사의뢰를 받아, 박씨 등을 검거했다.



경찰은 국내에 머물고 있는 임씨를 추적하는 한편, 박씨 일당과 같은 또 다른 사기 일당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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