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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수사 1호는 철피아 … 철도시설공단 압수수색

중앙일보 2014.05.29 02:30 종합 12면 지면보기
검찰이 28일 ‘관피아’(관료 마피아)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21일 전국 검사장회의를 열어 관피아 척결 방안을 내놓은 지 일주일 만이다. 첫 타깃은 ‘철피아(철도)’다.


검찰, 부품 납품 비리 겨냥
공단 간부 136명 철도납품사 재취업
레일체결장치 등 업체 선정 과정
전?현직 간부들 금품수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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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검사와 수사관 등 100여 명을 동원해 대전시 신안동에 있는 철도시설공단 사무실과 서울 등지의 납품업체, 관련자 자택 등 4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철도 분야 민관 유착 비리 수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철피아를 첫 수사 대상으로 삼은 건 2011년 2월 KTX광명역 탈선사고를 포함해 철도와 지하철에서 대규모 인명피해의 전조(前兆)가 여러 차례 나타났기 때문이다. 광명역 사고의 원인은 ‘레일체결장치’였다. 또 지난해 신분당선에서 400여 개가 파손된 채 발견된 것도 레일체결장치였다. 레일체결장치는 열차 하중을 분산하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철로를 침목에 부착시키는 핵심 부품이다.



 검찰은 이날 독일 보슬러에서 레일체결장치를 수입, 납품하는 ㈜에이브이티(AVT)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이 장치를 납품하던 시기에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AVT는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과정에서 제출한 시험성적서를 위조했다는 게 드러나 지난해 국회에서 논란이 됐다. 검찰은 AVT가 고속철-공항철도 연계사업과 호남고속철도사업 때 철도시설공단에 제출한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납품업체로 선정된 경위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김광재(58) 전 이사장을 포함해 철도시설공단 전·현직 간부들이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김 전 이사장은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장 출신으로 2011년 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가 지난 1월 사직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전국검사장회의에서 ‘철피아’에 대해 “철도고·철도대학 출신이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 등 관련 기관을 장악하고 퇴직자는 민간기업에 재취업해 공사 입찰을 위해 현직 임원과 유착고리를 형성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철피아는 공단 퇴직자를 납품업체 임원으로 영입하느냐 여부에 따라 업계 순위가 바뀌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공단발주사업 입찰에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은 철도시설공단 부장급 이상 퇴직자 185명 가운데 136명이 철도 관련 납품업체에 재취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구지검(산피아), 인천·부산·광주·울산지검(해피아) 등에선 동시다발적으로 관피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대구지검 특수부(부장 김지용)는 지열냉난방 공사업체로부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에너지관리공단 윤모(63) 전 부이사장을 구속했다. 같은 업체에서 등급을 올려달라는 청탁대가로 6000여만원을 받은 지역본부장(2급) 곽모(53)씨도 구속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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