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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약진에 놀란 유럽 … 다시 성장 카드 꺼낸다

중앙일보 2014.05.29 01:59 종합 14면 지면보기
극우정당의 약진이란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 유럽의회 선거 이틀 만인 27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브뤼셀에 모였다. 표정이 좋을 리 만무했다. 절대다수가 ‘패장(敗將)’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나은 편이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유로화에 반대해온 신생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7석)과 네오나치 성향의 극우 민족민주당(1석)이 유럽 의회에 진출하는 ‘수모’를 겪었다. 유럽 정상들은 첫 회의에서 향후 대응기조를 정했다. 요체는 EU 개혁이다. 유럽의회 헤르만 반 롬푀위 상임의장은 비공식 정상 회동 이후 “유권자들의 강한 메시지를 보고 정상들이 EU 어젠다를 재평가하는 데 동의했다” 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정상들, 브뤼셀서 정책 논의
메르켈 "일자리 창출이 최고"

또 “정상들이 앞으로 논의의 중심을 경제에 두기로 했다”고도 했다. 상대적으론 EU로부터의 규제는 줄이고 재정긴축에 초점을 덜 맞추는 대신 성장과 일자리는 늘리는 방향이란 의미다. 통합 한 방향이었던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앞서 정상들도 강한 목소리로 EU 개혁을 요구했다. 그간 EU의 권한 축소를 요구해왔던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선거 결과는 EU가 너무 크고 권위적이며 너무 참견해 왔다는 걸 보여준다”며 “가능한 한 빨리 각국에 많은 권한을 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이 100년 이어져온 보수당·노동당 양당체제를 무너뜨리고 1위를 차지한 데다 집권여당인 보수당은 근소한 차이라곤 하나 3위 정당(24%)으로 밀렸다.



 영국의 보수당보다 못한 처지가 프랑스 집권여당인 사회당이다. 14%밖에 득표하지 못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유럽은 프랑스에서 벌어진 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유럽인의 한 사람으로서 유럽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올 초 영국의 한 펍에서 회동했을 때만 해도 EU 개혁 문제를 두고 딴소리를 했었다. 지난해 중반부터 좀 누그러졌다곤 하나 유럽 내에 대표적인 ‘긴축파’였던 메르켈 총리도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는 데 가장 좋은 답변”이라고 강조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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