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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종 한 번 떼어냈다면 꾸준한 내시경검사로 계속 체크해야

중앙일보 2014.05.29 01:54 종합 16면 지면보기
최모(52·서울 송파구)씨는 2008년 건강검진 때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 두 개를 떼냈다. 당시 의사는 3년 뒤 대장내시경을 다시 받으라고 했다. 하지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장 세척을 하느라 약을 먹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게 힘들어 계속 미뤄왔다. 얼마 전 고교 동창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뒤 건강검진을 하면서 대장내시경을 다시 받았다. 이번에도 용종 한 개가 발견돼 제거했다.


[정현철 박사의 건강 비타민]

 용종(폴립)을 일찍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이터링 암센터 연구팀은 1998년 1월~2010년 12월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50세 이상 31만4872명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를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했다. 이 학술지는 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이 논문에 따르면 대장내시경을 받으면서 용종을 떼낸 사람은 나중에 대장암 발병률 또는 대장암 사망률이 낮았다. 용종을 발견해 제거하는 비율이 1% 높아질 때마다 대장암 발병 위험은 3% 낮아졌다. 용종이 많이 생기는 사람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장내시경을 받으면서 용종을 제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대장암 발병률이 더 낮아진 것이다.



 용종이 발견된 사람은 다음에 또 생길 가능성이 크다.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가 1997~2011년 대장내시경을 받은 131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과거 두 번 대장내시경을 받고 두 번 모두 고위험성 용종을 제거한 적이 있는 사람의 절반(50%)은 세 번째 검사에서 고위험성 용종이 또 나왔다. 두 번 중 한 번만 발견된 경우는 22.4%만 나왔고, 두 번 다 용종이 나오지 않은 사람은 2.3%만 발견됐다. 한 번이라도 용종이 발견된 사람은 꾸준히 정기 검사를 해 용종을 제거해야 한다는 뜻이다.



 보건복지부 암 등록 자료(2011년)를 보면 한국 남성은 위-대장-폐-간암 순으로, 여성은 갑상샘-유방-대장-위암 순으로 암이 많이 발견된다. 갑상샘·유방암은 여성에게 흔한 편이므로 남녀 공통 암 중에서는 대장암을 발생률 1위로 볼 수 있다. 특히 대장암은 65세 이상 여성의 전체 암 중에서 1위일 정도로 여성에게 위협적이다.



 대장암 증가율도 엄청나다. 1999~2011년 암 증가율을 보면 갑상샘암을 제외할 때 남성은 전립샘암(12.1%)에 이어 대장암(6.1%)이 2위고, 여성은 유방암(6.1%)에 이어 대장암(4.5%)이 2위다.



 대장암의 원인은 다 밝혀지진 않았으나 동물성 지방 섭취 증가, 비만, 운동 부족 등이 주로 꼽힌다. 과거에는 서양인에게 많았으나 한국인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40세 이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지 않은 사람은 5년에 한 번씩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용종이 발견된 경우에는 3년마다 검사하는 게 좋다. 용종이 발견된 사람은 ‘고위험군’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장암이 늘고 있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확인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꾸준한 운동을 실천하면 대장암을 잊고 살 수 있다.



정현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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