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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문제] 법인택시-사업자 계약 2년 남아 통합콜센터 불가능

중앙일보 2014.05.29 01:05 4면 지면보기
천안시가 브랜드택시 ‘FAST 콜’의 통합콜센터 운영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개인택시(041-623-6000)와 법인택시(041-623-5000)는 여전히 각각 다른 전화번호로 콜센터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채원상 기자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천안 브랜드택시 ‘FAST 콜’의 통합콜센터가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택시들과 콜센터 운영 계약을 맺은 사업자와의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천안시가 법인택시와 개인택시의 콜센터 통합을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로 인해 예산 32억원을 낭비했다는 지적도 있다.

천안 'FAST 콜' 정책 갈팡질팡 <하> 예산 32억 낭비



천안시가 공언한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콜센터 5월 1일 통합’은 시기상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는 2009년 9월 콜센터 운영을 위해 공개 입찰로 I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상담원이 상주하는 콜센터를 차리기 위해 개인택시는 천안시브랜드택시(041-623-6000)를, 법인택시는 12개 택시회사가 참여하는 천안시법인브랜드택시(041-623-5000)를 따로 만들었다.



 사업자 선정 뒤 시는 2010년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에 각각 콜센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차량에 장비를 설치했다. 사업비로 도비 5억9000여만원(20%)과 시비 17억7200여만원(60%), 택시회사 자부담 5억9000여만원(20%) 등 총 29억5400여만원이 들어갔다. 콜센터에는 운영 장비와 서버 시스템을 구축했고, 개인·법인택시 1755대에 내비게이션, 통합형 단말기, 카드결제기, 미터기 등을 달았다.



 이어 2011년 말부터는 시비 1억8000여만원(70%), 택시회사 자부담 7700여만원(30%) 등 총 2억5700여만원을 들여 차량 183대에 추가로 장비를 설치했다. 자부담을 포함해 개인 및 법인택시 1938대에 모두 32억1269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법인택시 콜서비스 장비 2년 만에 교체



하지만 천안시법인브랜드택시는 잦은 고장과 A/S 불만족, 시스템 오작동을 이유로 2년 만에 새 사업자를 선정해 법인택시 800여 대에 있던 기존 장비를 철거하고 새 것으로 교체했다.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차량 비율을 따져볼 때 약 13억원의 예산을 들여 갖춘 장비를 2년만 사용한 꼴이다. 법인택시의 장비 교체를 승인해 준 시는 2년 만에 택시에 설치된 장비와 콜 시스템을 새것으로 교체하게 된 이유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 보조금으로 콜센터 운영비와 장비 설치비를 감당해야 할 법인택시와 사업자 입장에서는 시의 승인 여부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인택시가 이 사업자와 맺은 계약기간은 4년이며,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물어내야 할 위약금은 4억8000만원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시는 법인택시와 사업자 간 계약은 무시한 채 통합콜센터를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다. 당시 법인택시가 장비 교체를 위한 사업자 선정을 시에서 승인하고도 이제야 사업자와의 계약 때문에 통합이 되지 않는다며 원인을 사업자 측으로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사업자는 시가 통합콜센터 운영이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법인택시와의 계약을 해지하거나 통합콜센터를 위해 협조해 줄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사업자 "법인택시와 계약 해지 강요”



사업자 관계자는 “시가 보조금을 무기로 법인택시는 물론 우리 회사에 통합콜센터 운영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며 “차량 1대당 실질적으로 매월 3만원도 안 되는 보조금을 받아 콜센터 직원 인건비와 운영비, 장비 값을 충당하기도 버거운데 시는 보조금 지원 중단을 언급하며 사업을 포기하거나 통합콜센터 운영에 무조건 응하라고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가 통합콜센터 운영을 위해 선정한 사업자와의 협의를 강요하는 등 통합콜센터를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입찰 공고를 내 새 사업자를 선정했다”며 “아직도 계약이 2년이나 남아 있는 상태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사업 진행을 방해하고 있는 일부 공무원의 행태에 기가 찰 뿐”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윤재룡 천안시 교통과 택시행정팀장은 “통합을 추진하면서 법인택시와 맺은 사업자가 처음에는 통합콜센터에 협조해 주기로 약속하고선 통합콜센터 운영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떨어지니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는지 발뺌하고 있다”며 “우선 완전 통합은 아니더라도 통합콜 전화번호(041-554-1000)를 일원화해 놓고 법인택시와 기존 사업자 간 계약이 종료된 뒤 전면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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