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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매력에 흠뻑~~ 육아·가사 스트레스 싸악~~

중앙일보 2014.05.29 00:03 1면 지면보기
필요한 생활용품을 직접 만드는 DIY가 주부들에게 인기다. DIY로 건강과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는 주부가 많다. 취미생활을 넘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춰 재능기부를 하는 주부도 있다.


전업주부님들 요즘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십니까. 육아와 살림의 쳇바퀴 속에서 스트레스를 쌓아가며 그냥 그렇게 지내시는지요. 아니면 친목 모임이나 취미활동을 하며 나름 재미있게 사시는지요.

전문가 수준 솜씨 가진 주부 4명을 만나다
"목공·도예·홈패션은 물론 화장품·가구까지
내 물건은 내가 만든다"



 아직까지 스트레스를 털어낼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 DIY(Do it yourself)에 한번 빠져보시지요. DIY는 ‘당신 스스로 만들어라’라는 뜻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극심한 물자·인력 부족 현상을 겪은 영국에서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해야 한다’는 사회운동으로 출발한 것이 DIY입니다. 195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DIY 관련 상품이 출시되면서 일반인의 관심을 끌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80년부터 DIY 상품이 나오면서 점점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목공·도예·홈패션 같은 창작형 취미활동이 대부분이었으나 지금은 핸드메이드 커피는 물론 화장품, 자동차 수리, 가구 제작에 이르기까지 분야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상업성이 강한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DIY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대부분 여성, 그것도 전업주부입니다. 이들은 출산과 육아·가사로 생기는 스트레스를 풀고 새로운 자아를 찾기 위해 취미생활로 입문하게 됐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런데 DIY의 매력에 흠뻑 빠져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춘 전업주부도 상당수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취미생활에 그치지 않고 이웃 주민을 집으로 초대해 자신이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을 나눠주며 함께 수다도 떱니다. 어느덧 집은 정감이 오가는 사랑방이 되고 스트레스는 싹 가십니다. 어떤 이는 블로그나 카페를 운영하면서 DIY에 도전하려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홈 클래스도 엽니다. 초등학교에서 재능기부를 하는 분도 꽤 많습니다.



DIY의 가장 큰 장점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부업 아이템도 상당합니다. 자신의 손재주를 창업과 연결해 짭짤한 수입을 챙기는 주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천안·아산 지역에서 DIY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주부 4명을 소개합니다.





‘DIY 9단’이 말하는 일상용품 제조법

더치커피·옷·한지 공예품·콩 양초…만드는 법 배우면 ‘나도 전문가’




아이 몸에 꼭 맞는 옷, 향긋한 더치커피, 선물용 한지 공예품, 콩으로 만든 양초. 어느 가게에서 만들어 파는 상품이 아니다. 천안·아산 지역에 사는 20~40대 주부 4명의 손길에서 나온 작품이다. 이들은 처음엔 취미 삼아 DIY(Do It Yourself)로 이런 물품을 만들었다. 차츰 DIY의 매력에 빠져들다 보니 지금은 전문가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DIY 9단’들로부터 일상생활용품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 보자. 알뜰한 살림살이에 더욱 보탬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 옷은 내가 만든다. 정성미(34·아산시 배방읍)



가장 좋은 재질과 멋진 디자인

기성품 못지않은 ‘엄마표 옷’




“처음에는 우리 아이에게 입히려고 옷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브랜드 옷을 사자니 비싸고 보세 옷을 사려니 품질이 좋지 않았거든요.”



주부 정성미(34·아산시 배방읍)씨가 핸드메이드 홈패션에 입문하게 된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일곱 살 아들과 다섯 살 딸을 키우다 보니 계절에 맞춰 옷을 사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4년 전 자신의 스타일대로 옷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입혀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작은 재봉틀을 하나 구입했다. 재봉 기술을 독학으로 배운 탓에 처음에는 옷을 만들다 망치기 일쑤였다. 시간이 갈수록 버리는 옷이 점점 줄어들고 제법 맵시를 갖춘 옷이 하나 둘 완성됐다. 이제는 직접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만들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 그는 최근 모 재봉틀 업체에서 주최한 ‘우리 아이 옷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1등상을 받았다.



정씨가 딸에게 만들어 준 옷.
그가 옷을 만들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활동성과 디자인이다. 자극 없는 천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이의 활동성을 고려해 실루엣은 최대한 간단하게 한다. 대신 엄마가 입히고 벗기기 쉽도록 디자인한다. 정씨는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재질과 가장 어울리는 디자인을 엄마가 선택해 만들면 제품의 질과 만족도에서 기성품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정씨의 나 홀로 홈 패션은 지난해부터 홈 클래스로 발전했다. 규모가 거창하지는 않다. 누구나 아이 옷의 기본 원단만 갖고 와 정씨의 도움을 받아 직접 재봉틀을 돌려 만들면 된다. 홈 클래스는 2개월마다 열리는데 매번 6~7명의 주부가 참여한다.



문의 blog.naver.com/jsm08091120



집안에 커피 향기를 담다. 김정호(36·아산시 배방읍)



대학서 커피 전문가 과정 수료

주방 홈바 만들어 이웃에 개방




지난 20일 아산시 배방읍의 한 아파트. 16층에 도착하자 향긋한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향기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서자 주방 옆 작은 홈 바 너머로 다양한 커피 재료와 기구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서 오세요. 홈 카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주인 김정호(36)씨는 능숙하게 인사한 뒤 커피 한 잔을 내놓았다. 김씨가 집에서 직접 내린 더치커피다.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여느 커피 전문점 못지않다. 더치커피는 찬물이나 상온의 물을 이용해 오랜 시간에 걸쳐 우려낸 커피를 말한다.



김씨가 더치커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5년 전. 세 자녀를 둔 그는 출산과 육아·살림 등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나는 누군가’ 하는 회의에 빠지면서 한때 우울증 증세도 보였다. 하루 수십 잔씩 커피를 마시다 보니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원두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인 사이펀.
그때 핸드드립 커피가 시중에서 파는 커피보다 카페인이 적어 몸에 부담을 덜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커피를 끊을 수는 없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죠.” 이후 김씨는 3년 전 숭실대에 개설된 바리스타와 핸드드립 커피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김씨는 과정수료 후 주방 한쪽에 홈 바를 만들어 자신처럼 살림살이에 찌든 이웃 엄마들이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개방했다.



찾아오는 이웃이 늘어나면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됐다. 직접 핸드메이드 커피에 도전해 보려는 주부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김씨는 “더치커피 만드는 재미에 흠뻑 빠지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삶의 활력도 되찾았다”고 말했다.



문의 cafe.naver.com/hoya6055



한지로 고풍스럽게, 특별하게. 조미애(45·천안시 풍세면)



인테리어 소품 거의 제작 가능

재료 가져오면 무료로 가르쳐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조미애(45·천안시 풍세면)씨의 거실에는 오후만 되면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조씨가 6년 전 한지 공예 작업을 하면서부터 생긴 풍경이다.



그의 집은 거실 창 너머로 오밀조밀 심어 놓은 나무들과 꽃들이 한눈에 보여 전원주택에 온 느낌이 들게 한다. 그런데 집안 곳곳에는 조씨가 한지로 직접 만든 명함통·화장지통·바구니 같은 소품을 비롯해 한지를 곁들여 만든 거실장·서랍장·액자 등 다양한 공예품들이 들어서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지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상당히 많아요. 인테리어 소품은 대부분 만들 수 있거든요. 지인들로부터 ‘선물을 하고 싶은데 만들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많이 받아요.” 그는 지인들이 자신에게 선물용으로 부탁하는 이유를 ‘작품에 정성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지 공예를 할 때면 작은 문양까지 손으로 오리고 붙이는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정성’이 작품의 품격을 결정한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그가 만든 한지 소품은 전통문양이 화려하게 보이는 듯하지만 단아함과 소박함도 함께 느껴진다.



조씨가 한지로 만든 쟁반.
조씨는 재능 기부로 초등학교를 방문해 한지 공예 수업을 한다. 한지 공예에 관심이 많은 주부에게는 재료만 갖고 오면 한지 공예품 만드는 법을 무료로 가르쳐 준다.



조씨는 “우연히 시작한 취미생활이 적성에 맞아 오늘까지 왔다”며 “한 가지 작품을 완성하면 어느새 또 다른 작품을 시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며 웃었다.



문의 blog.naver.com/june050220



천연재료로 만든 ‘건강한 양초’. 하선아(24·아산시 배방읍)



기본 재료만 있으면 제조 가능

종이컵으로 쉽게 만들 수 있어




하선아(24·아산시 배방읍)씨의 성격은 완벽 추구형이다. 이 때문에 결혼 후 직장 일과 집안 살림을 함께 하면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남편을 따라 연고가 전혀 없는 아산에 내려온 것도 스트레스를 받는 한 원인이 됐다. 그런데 1년여 전 어느 날 지인이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며 양초를 선물했다. 전등을 끄고 양초를 켠 뒤 향을 맡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양초의 효과를 체험한 하씨는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여러 공방을 다니며 핸드메이드 향초를 배운 결과 소이캔들이 자신에게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다. 집에서 틈나는 대로 양초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예민했던 성격이 조금씩 바뀌었다. 모든 일에 여유를 갖게 되면서 스트레스도 덩달아 사라졌다. 그는 양초 만들기에 집중하기 위해 6개월 전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지금은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췄다. 블로그도 운영한다. 소이캔들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 하는 주부들이 블로그를 통해 신청하면서 한 번에 5~6명 참여하는 홈 클래스를 열기 시작했다.



하씨가 소이왁스로 만든 양초.
소이캔들의 주재료는 콩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만든 소이왁스다. 여기에 천연 에센셜 오일을 넣어 향을 낸다. 이 오일이 우울증·불면증·두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기본 재료만 구한 뒤 집에 있는 종이컵이나 나무젓가락을 기구로 활용하면 된다.



하씨는 “양초 만드는 법이 쉽고 한 번에 여러 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손재주가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문의 blog.naver.com/sunanali



글=이숙종 객원기자(dltnrwhd@hamail.net), 사진=채원상 기자



◆DIY=두 잇 유어셀프 (Do it yourself)의 약어로가정용품의 제작·수리·장식을 직접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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