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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리포트] 대학생, 정몽준을 만나다

중앙일보 2014.05.28 02:02 종합 10면 지면보기
서울은 6·4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입니다. 청춘리포트의 대학생 패널 4명(사진 왼쪽부터 송창환·김연진·손희정·권순민)이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를 만났습니다. 2030 정책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두 후보는 마치 청춘의 때로 돌아간 듯 진심을 담아 대학생들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만나본 ‘청년 정몽준’ 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 덕 좋은 경험 많이 해
그러나 부자로 죽는 건 불명예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 사진=김경빈 기자



정 후보와 대학생들의 만남은 지난 24일 오후 6시 서울 대학로의 한 노천 카페에서 진행됐다. 인터뷰는 약속한 40분을 훨씬 넘겨 80여 분간 진행됐다. 최근 논란이 된 정 후보의 ‘반값 등록금’ 관련 발언부터 화제에 올랐다.



1979년 설악산 신혼여행 당시 28세 정몽준.


반값 등록금 반대 안 한다



◆ 정 후보=대학 학보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값 등록금의 취지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동의하지만 ‘반값’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생각 좀 해보자”고 말했어요. 그런데 내가 반값 등록금에 반대했다고 올라왔더라고요. 난 분명히 이해하고 동의한다고 했는데….



 옆에 있던 보좌진이 “대학 등록금을 시장 물건 값처럼 ‘반값’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는 취지”라며 정 후보를 거들었다.



◆ 정 후보=에이, 그렇게 말해도 위험한 거야. 여러분은 어때요? ‘반값’이라는 표현, 마음에 들어요?



● 권순민(고려대 2학년)=표현은 중요하지 않아요. 실제 반값이 이루어지기만 하면요. 시장이 되시면 반값등록금 정책에 손을 대실 건가요.



◆ 정 후보=전임자가 한 걸 뒤집는 건 안 좋다고 봐요. 정책의 일관성은 필요해요. 원래 하던 걸 안 할 생각은 없어요.



● 손희정(성신여대 2학년)=반값 등록금을 서울시립대 외에 다른 학교까지 더 확대할 생각은 없으세요.



◆ 정 후보=다른 학교들은 등록금이 좀 내려갔어요?



● 학생들=거의 동결됐어요. 올리는 건 억제된 것 같은데 더 내려가면 좋죠.



◆ 정 후보= 대학과 상의해볼게요.



순탄한 인생이라 생각 안 해



1975년 서울대 졸업식.
● 송창환(고려대 3학년)=‘정주영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는 않으세요.



◆ 정 후보=가끔 그런 생각은 해요. 초등학교밖에 못 나온 아버님은 독립적으로 많은 걸 이룩하셨는데 나는 지금까지 이룬 게 뭘까. 그래도 아버지에 대한 부담보다는 ‘내가 더 열심히 하겠다’ ‘아버지 덕분에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 김연진(연세대 4학년)=남들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셨잖아요. 20대 때 좌절을 겪은 적 있으세요.



◆ 정 후보=스스로 ‘나는 순탄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나요? 난 대학교 1학년 때 낙제도 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4년에 졸업하는데 5년에 졸업하려니 이걸 아버지한테 어떻게 말하나 쩔쩔맸죠. 참, 대학교 3학년 때는 이런 일도 있었어요. 맥줏집 옆자리에 있던 보안사 장병들이 내 모교(중앙고)를 욕하는 거야. 그때 나도 술을 먹어서 “너 왜 우리 학교 욕했어” 치고받고 싸움이 났어요. 이건 좌절이라고 할 수 없으려나? 하하하.



부자 대한 비판, 내 책임도 있어



● 송=신촌과 안암동을 관광 문화특구로 지정하겠다고 하셨는데, 면학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까요.



◆ 정 후보=저는 미국 보스턴의 MIT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는데요, 보스턴에 구경할 곳은 딱 두 군데예요. 하버드랑 MIT요. 신촌도 도시 미화작업을 하면 아주 좋은 자랑거리가 될 거라고 봐요.



● 김=보수적인 이미지인데 청소년 미혼모 지원 확대 공약을 넣은 이유가 있으세요?



◆ 정 후보=싱글맘이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100조 복지 시대’인데 미스맘들이 혜택이 없어 병원에 못 가는 일은 없도록 해야죠.(※정 후보는 ‘미혼모’라는 단어 는 부정적인 인식이 담겨 있다며 ‘미스맘’ ‘싱글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 송=2030 지지율이 낮은데, 이유가 뭘까요?



◆ 정 후보=일단 제가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을 자주 못 만났고요, 또 젊은 분들은 나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으로 나를 볼 테니까요. 우리나라에선 부자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많죠. 그 모든 책임이 제게만 있는 건 아니지만 제 책임도 일정 부분 있다고 생각해요.



● 송=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사재 300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당선되면 사재 출연할 생각 있으세요?



◆ 정 후보=기회가 있으면 얼마든지 해야죠. 서양 속담에 ‘부자로 죽는 건 불명예’라고 했어요.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자신의 재산의 30분의 1가량인 1조원을 기부했고, 저는 지난번 아산나눔재단을 통해 재산의 10%를 기부했어요. 우리나라도 부자가 존경받으려면 변화가 필요해요.



● 손=이번 선거에서 떨어지면 뭐 하실 건가요?



◆ 정 후보=국회의원도 그만뒀잖아요. 자유롭게 지내야죠. 그래도 여러분들이 잘 도와주면 되지 않겠어요?



정리=하선영·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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