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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고양시 대책본부 … 시신 안치 병원도 회사가 알려줘

중앙일보 2014.05.28 01:55 종합 12면 지면보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희생자 유족들이 텅 빈 사고대책본부를 찾아 항의하고 있다. [이서준 기자]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희생자 유족 20여 명은 27일 오전 7시쯤 경기도 일산시 백석동 일산병원에 모였다. 고양시 사고대책본부가 수습 상황을 설명해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시간 이상 기다려도 관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유족들은 대책본부에 확인전화를 했다. 시청 공무원은 “유족 대상 설명회를 약속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유족들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고양시청으로 향했다. 이들은 사고 첫날인 26일에도 고양시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해 불만이 쌓인 상태였다.


사고 당일 작성된 상황 보고서엔 방문 정치인 명단만 빼곡히 정리

 오전 9시쯤 도착한 고양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은 불이 꺼진 채 텅 비어 있었다. 유족들은 주먹으로 상황실 테이블을 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최봉순 부시장과 담당 공무원들이 달려왔다. 유족들은 “설명회를 왜 취소했느냐”고 따졌다. 유족과 통화한 공무원 변모씨는 “설명회를 하기로 약속한 공무원이 정확히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부시장이 손에 들고 있던 보고서에는 ‘유가족들이 오전 10시까지 책임자의 설명 요구’라고 적혀 있었다. 김점숙씨 동생은 “망자의 시신을 부검해야 한다고 들었다. 그럼 어떻게 장례를 치를지 설명을 해줘야 하지 않는가”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때까지 대부분의 유가족들은 빈소를 꾸리지 못했다.



  26일 밤 일산병원에서 만난 한 유족은 기자들을 붙잡고 “대책본부에서 병원에 나가 있는 직원에게 문의하라는데 도대체 본부 직원이 누구냐”고 묻기도 했다. 대책본부가 만든 사고 당일 보고서엔 유가족 명단은 없었다. 사고 현장을 방문한 정치인들의 이름은 빼곡히 정리돼 있었다.



 사고대책본부는 유족들이 상황실을 떠난 뒤 동국대 일산병원에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각 병원에 직원들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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