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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엔드 '미스 사이공' 무대 선 홍광호 "뮤지컬 전설 매킨토시와 작업 꿈만 같다"

중앙일보 2014.05.28 01:08 종합 22면 지면보기
뮤지컬의 본고장인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 뮤지컬 배우 홍광호(32·사진)씨. 초연 25주년을 맞아 재공연에 돌입한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여주인공을 사랑하나 끝내 외면받는 월맹군 장교 투이 역이다. 주요 배역 중 하나다.


월맹군 장교 투이 역 … 매킨토시 "홍씨 한국에 안 갔으면"

 지난 22일 개막 공연 직후 열린 파티에서 그와 만났다. 장소가 템스강변 서머셋하우스였는데 불꽃놀이까지 벌어졌다.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캐츠’ ‘레미제라블’을 모두 제작한 뮤지컬계의 전설 캐머런 매킨토시가 이번 공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홍씨의 표정은 밝았다.



 - 소감을 말해 달라.



 “큰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영광이다. 어렸을 때부터 정말 존경하고 한 번쯤 뵙고 싶었던 매킨토시와 이렇게 같이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다. 불꽃놀이를 보면서 정말 영국에 있다는 걸 실감했다.”



 - 한국에서 작업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면.



 “영어로 한다는 것 정도. 거의 비슷하다. 한국 뮤지컬 수준이 낮지 않다. 여기서 많이 배워, 궁극적으론 한국에서 좋은 공연을 하고 싶다.”



 - 자신이 공연한 투이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영국에 오기 전에 생각했던 투이를 그대로 그릴 수 있어서 좋았다. 라이선스 뮤지컬을 하면 정해진 규칙 안에서 해야 한다. 여기에선 그러나 가사를 바꾸고 싶으면 작사가가 앞에 있으니 바꾸면 됐다. 음도 바꿀 수 있고 동선도 바꿀 수 있다. 여기서 하는 게 답이라고 할까.”



 - 어떤 게 바뀌었나.



 “투이의 가사가 많이 바뀌었다. 킴(여주인공)을 사랑했지만 킴이 원하지 않았고 킴에겐 아이가 있어서 이뤄질 수 없는 관계로. 예전엔 악역으로 비칠 수 있는 역할이었는데 제안을 많이 했고 많이 수정됐다.”



 - 언제까지 공연하나.



 “몇 년이고 계속할 듯하다. 저의 경우엔 열려 있다. 빨리 돌아갈 수도 있고. 한국이 그리우면 돌아갔다가 다시 올 수도 있고.”



 매킨토시는 이날 홍씨의 연기에 대해 “어느 누구도 광호만큼 투이 역할을 잘한 사람은 없었다”며 “그가 한국에 안 돌아갔으면 좋겠다. 영원히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인 배우의 웨스트엔드 추가 진출 여부에 대해선 “한국어 못지 않게 영어로도 연기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며 “한국엔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 많다. 지난 15년간 한국 뮤지컬의 발전상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미스 사이공=198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뮤지컬로 작곡가 클로드 숀베르, 알랭 부빌의 작품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 부인’과 비슷한 줄거리다. 미군 병사 크리스와 여주인공 킴, 이들 사이를 질투하는 월맹군 장교 투이가 주요 배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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