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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 접목한 일자리가 글로벌 트렌드

중앙일보 2014.05.28 00:55 경제 3면 지면보기
재활용 전문기업 ‘터치포굿’의 박미현(29) 대표가 버려진 청바지 원단으로 만든 다이어리와 페트병을 재료로 만든 망토형 담요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점심시간에 미국 뉴욕 맨해튼의 주요 공원에선 적게는 3~4마리에서 많게는 열 마리 이상 각양각색의 개들을 산책시켜주는 사람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의 직업은 ‘독워커(dog walker)’. 바쁜 주인을 대신해 정기적으로 개를 운동시키고, 먹이를 챙겨준다. 요즘엔 애완견의 산책 경로를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통해 주인의 휴대전화로 보내주기도 한다. 수입은 천차만별이지만 전문성을 갖춘 검증된 독워커는 1시간에 수십 달러를 벌기도 한다.

직업, 이젠 전문·세분화 시대
미국 3만 개인데 한국 1만 개 그쳐
소자본·맞춤형 창직이 직업 늘려
참신함·수익성은 꼼꼼히 살펴야



 이처럼 해외에는 한국에 없는 생소한 직업이 적지 않다. 중앙대 경영학과 김진수(한국창업경영연구원장) 교수는 “세계적으로 직업이 수만 개 있는데, 한국에는 1만여 개가 소개돼 있고, 그중에서도 학생들에게 권하는 직업은 20∼30개에 불과하다”며 “몇몇 직업만이 최고라는 사고방식을 타파해야 하며, 청년들이 다양한 직업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국내외 직업비교 분석 및 분야별 창직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센서스 직업목록’(2010년)에는 3만654개, 일본의 ‘직업명 색인’(2011년)에는 1만6433개 직업이 있다. 반면 한국의 ‘한국직업사전 통합본’(2011년)에 나온 직업 수는 1만1655개에 불과하다. 한국의 직업 수가 미국의 38%, 일본의 71%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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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미국·일본에선 한국과 같은 직업이더라도 활동장소·사용장비·생산물 등에 따라 직업을 촘촘히 나눠 구분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에선 ‘의류수선인’이라는 직업이 일본에서는 의복치수조정인, 신사 바지 수선인, 여성의류 수선인 등으로 나뉘는 식이다. 한국고용정보원 김중진 직업연구센터장은 “사회발전에 따른 직업의 전문화·세분화가 이뤄진 것으로,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더 많은 직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라며 “그만큼 한국에서도 앞으로 창직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에선 찾을 수 없는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인력도 적지 않다. 미국·영국 등에서는 ▶고객이 있는 곳을 찾아가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미용실(Traveling salon)’ ▶헬스클럽 등에서 각자의 운동에 적합한 음악을 만드는 ‘피트니스 DJ(Fitness DJ)’ ▶병원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며 각종 발달장애를 치료하는 ‘병원 놀이전문가(Hospital Play Specialist)’ ▶각종 전문 정보와 그래픽 등으로 완성도 높은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주는 ‘사업계획 컨설턴트(Business Plan Writer)’ 등이 활성화돼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박철규 이사장은 “창직은 시장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맞춤형 생산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적은 자본으로도 높은 만족도를 갖는다는 점에서 선진국형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국내에선 창직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창직 지원 제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창직에 대해 막연하게 장밋빛 환상을 갖는 것은 금물이다. 창직도 창업인 만큼 시장조사나 사업성에 대한 검토 없이 창직에 나섰다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종 창직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한 팀 중에서도 자금난, 인력·기술 부족 등 현실적인 벽에 부닥쳐 창직을 접은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창직은 새로운 분야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인 만큼 수익성이 다른 사업에 비해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 자신이 열정을 갖고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라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 분위기에 휩쓸려 창직을 할까 말까 고민인 사람은 그냥 취업하는 게 낫다”며 “ 고민 끝에 창직을 결심했다면 최소 몇 년간은 모든 것을 바칠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에 따르면 청년들이 창직에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참신성·경제성·현실성·용이성 4가지가 꼽힌다. 우선 창직 대상이 새롭거나 기존에 보기 힘든 직업이어야 하고, 잠재적 시장수요가 충분해야 하며, 법·제도적 제한은 없는지 살펴보고,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분야는 피하라는 것이다.



◆중앙일보·대통령직속 청년위 공동 캠페인

◆특별취재팀=손해용·채윤경·김영민·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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