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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김추자 "엉덩이, 당연히 흔들 거다"

중앙일보 2014.05.28 00:52 종합 24면 지면보기
김추자는 ‘원조 디바’란 수식어보다 ‘노래 잘하는 김추자’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경 기자]
오래 기다렸다. 전성기 시절과 똑같은 머리스타일로 27일 회견장에 들어선 김추자(63)는 33년이란 공백이 무색하게 온몸에서 강력한 기를 뿜어냈다. “그동안 살림하고 애 키우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긴 세월동안 잊지 않고 찾아준 여러분을 빨리 만나고 싶다.”


33년 만에 새 앨범 발표
"집에서 음악 흐르면 늘 춤을 춰
딸이 재주 아끼지 말래서 컴백"

 신중현 사단의 간판 스타였던 김추자의 인기는 1970년대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었다. 육감적인 의상과 춤사위,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섹시 디바라는 새로운 가수상을 제시했다. ‘잠자던 돌부처도 불러세웠다’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 등 각종 수식어도 뒤따랐다. 오랜 시간 자취를 감췄지만 ‘님은 먼곳에’ ‘거짓말이야’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등 여러 히트곡이 후배들에 의해 끊임없이 재해석됐다. 새 앨범 ‘It's not too late’로 돌아온 김추자는 기자회견 도중 즉석에서 노래를 하고,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카메라 세례를 즐겼다. 다음은 일문일답.



 - 컴백을 결정한 계기는.



 “딸(31)이 ‘엄마 노래해. 목에 좋은 악기가 있는데 재주를 아끼면 뭐해. 엄마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데 들려주지 않는 것도 잘못이야. 할머니도 돌아가시기 전에 듣고 싶다고 했잖아’라고 늘 이야기했다. 사실 오래전부터 나오고 싶었다. 하지만 살림만 하다 보니 빨리 적응이 안되더라. ”



 - 1981년, 결혼과 함께 종적을 감췄다.



  “젊은 시절 나는 춘천에서 올라와 갑자기 히트를 쳤다. 연예계 생활을 하는 동안 간첩이란 얘기를 많이 들었다. 더 이상 하기 싫더라. 결혼생활은 행복했다. 다시 마음 먹은 것은 이제 그런 것도 다 소화할 수 있겠더라. 목소리 망가지기 전에 나오고 싶었다.”



 - 그동안 노래 연습은 했나.



 “따로 안 했다. 항상 집안 곳곳에 FM 라디오를 틀어놨다. 낮에 잠자고 밤에 듣고, 잠이 안 오면 다시 라디오를 듣다가 지쳐 잠들고 20여 년을 무질서하게 생활했다. 요즘 트렌드가 어떤지 보고, 내 방식대로 불러보기도 했다. 남편과 아이가 ‘음악에 미쳤나 보다’라고 할 정도였다.”



 - 한국 에서 처음으로 엉덩이를 흔든 가수였다.



 “이번에도 당연히 흔들 거다. 집에 큰 거울이 많다. 라디오에서 좋은 노래가 나오면 밤이고 낮이고 춤을 췄다. 가사에 맞춰 애절한 눈빛으로 애원해보기도 하고. ”



  한국록의 대부 신중현의 음악을 가장 대중적으로 구현한 김추자는 이번에도 그의 미발표곡 등 9곡을 앨범에 실었다. 타이틀곡 ‘몰라주고 말았어’와 ‘가버린 사랑아’는 한층 두툼해지고 농익은 김추자의 음색이 빛나는 록 음악이다. 저작권 문제로 신중현과 갈등이 있었지만 최종 조율을 거쳐 정상적으로 앨범에 실렸다. 김추자는 “신중현은 내 목소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자 베스트 콤비”라며 “노래를 다시 한다고 하니 ‘마음대로 불러. 좋은 대로 해’라고 조언해줬다”고 전했다.



 “원래 창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사이키델릭 록과 소울에 창을 접목해 한국식 록을 했다. 사실 소울도 한이고, 뽕(트로트)도 한이라 상통한다. 이번 앨범에 트로트 곡도 실었다. 죽기 전에 다 들려드리겠다.”



글=김효은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김추자 콘서트=6월 28~29일 서울 코엑스 D홀, 7월 6일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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