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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 거래 허브 노린다

중앙일보 2014.05.28 00:07 경제 4면 지면보기
영국 런던 금 시장이 시세 조작으로 신뢰를 잃고 있는 틈을 타 중국이 상하이금거래소(SGE)를 금 거래 허브로 키우려고 한다. 사진은 중국 투자자를 위해 한자어까지 넣어 출시된 골드바. [블룸버그]



런던 금시장 가격조작 파문 일자 HSBC 등 글로벌 은행들과 접촉



‘상하이를 세계 금 허브로 만든다’. 요즘 영국 런던 금 시장이 가격 조작 때문에 신뢰를 잃어가자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관영 상하이금거래소(SGE) 관계자들이 영국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캐나다 노바스코티아,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 등을 연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SGE에 회원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로이터는 이날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최근 SGE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지원을 받아 글로벌 트레이딩 플랫폼을 가동했다”며 “세계 금 거래소 주요 회원인 HSBC 등을 참여시켜 SGE 위상을 높일 요량”이라고 풀이했다.



 지금까지 SGE의 주축은 12개 중국계 은행들이었다. 중국인들의 금 수요가 급증한 덕분에 SGE는 세계 최대 실물 금 매매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금 선물과 금상장거래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 거래량은 런던·뉴욕 등에 미치지 못했다. 또 상하이 금 시세는 런던의 실물 가격이나 뉴욕의 선물 가격만큼 공신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영국계 금융그룹인 바클레이스가 실물 금 종가를 조작한 게 들통나 벌금 4400만 달러(약 450억원)를 내야 한다.



 게다가 미국 금융감독 당국은 금 종가에 참여하는 HSBC와 바클레이스 등 5대 은행들이 조직적으로 시세를 조작한 혐의를 잡고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1919년 이후 95년 동안 유지돼 온 런던 금 시장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는 “중국이 글로벌 은행들을 SGE에 참여시키는 데 성공하면 국제 금 가격 결정에 중국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SGE의 글로벌 트레이딩 플랫폼이 활성화되기 위한 필수조건인 자유로운 위안화 거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흠이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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