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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관위장 빼고 의전서열 톱10 모두 PK

중앙일보 2014.05.26 02:38 종합 3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근거지는 TK(대구·경북)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에서 박근혜 정부가 ‘PK(부산·경남)’ 정권이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총리 후보자에 경남 함안 출신인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지명된 데 이어 23일 차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부산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정의화 의원이 선출되면서다. 정 의원의 국회의장 선출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미 양승태(부산) 대법원장, 박한철(부산) 헌법재판소장이 PK출신인 상황에서 불과 이틀 만에 국회의장·총리까지 PK출신이 되자 박 대통령을 제외한 국가 의전서열(2~5위)이 PK 일색이 돼버렸다. 이 밖에 각각 의전서열 9, 10위인 정갑윤 국회 부의장 후보(울산·새누리당)와 황찬현 감사원장(경남 마산)도 PK 출신이다.


대통령 '대탕평 공약'과 다른 그림
모두 7명 … 여당 대표는 공석
야당 "사정라인도 PK로 채워"
청와대 "의도적으로 한 건 아니다"
"국민정서 문제 … 개각 때 반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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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자리에 맡는 인사를 찾다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지 지역을 감안하고 의도적으로 인사를 한 결과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국회의장 경선에서 정 의원이 이긴 것은 언론 보도대로 예상 밖의 일이었고 청와대가 관여할 성격도 아니었다”며 “총리 후보자 선정도 현 시국에서 지역 배분보다 훨씬 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안 후보자로 결정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지명한 양승태 대법원장은 현 정부와는 무관한 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특정 지역 독식 논란이 불거진 것 자체가 청와대로선 부담이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과 거리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012년 10월 대선 후보 시절 집권하면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인재 등용에 있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능력 있는 분들을 적재적소에 모시겠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친박계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밝힌 ‘대탕평’이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과는 좀 다른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다. 친박계의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은 사람을 쓸 때 인위적으로 지역 출신을 배분한다는 인식은 별로 없다”며 “오히려 그렇게 되면 능력 있는 인재가 역차별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지역을 안 따지고 능력만 보고 적재적소에 걸맞은 사람을 골라 쓰면 저절로 지역 탕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구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당은 이를 맹비난하며 정치쟁점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PK 편중’의 배경으로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춘(경남 거제) 비서실장을 지목하기도 한다. 지난해 8월 김 실장이 임명된 이후로 PK 출신인 황찬현 감사원장, 김진태(경남 사천) 검찰총장, 홍경식(경남 마산)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차례로 사정 라인으로 채워졌다는 걸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안대희 후보자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16년 검사 후배인 데다 같은 PK 출신”이라며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국무총리가 이인지하 만인지상이어서는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박 대통령은 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 호남 출신 총리를 기용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개조를 위해서라면 지역 안배부터 신경 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정부 요직에 김기춘 비서실장, 안대희 총리 후보자, 김진태 검찰총장, 홍경식 민정수석 등 네 명의 ‘PK 검찰총장’이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정권에서도 특정 지역 인사 편중이 있었고 부패·비리의 고리로 작용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동국대 박명호 교수는 “국민정서상 지역 안배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향후 개각이나 청와대 비서실 개편 때 그 부분을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하·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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