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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읍참마속 쇄신을" "다 바꾸면 국정 안정 해쳐"

중앙일보 2014.05.26 02:34 종합 4면 지면보기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전면 개편이 쇄신의지 실천의 첫걸음이라는 원론적인 의미로 한 얘기다.”


비서실 전면 개편론 … 갈리는 여당
지방선거 참패 위기감에 쟁점화
"김무성, 당대표 노린 포석" 해석도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자신의 “청와대 비서진 전면 개편” 발언이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정인(김기춘 비서실장을 지칭)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고도 했다. 그러나 야당뿐 아니라 새누리당 내에서도 그의 발언을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은 김 의원의 발언에 동조하고 나섰다. 김성태 의원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며 “청와대라고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예외가 된다면 국가를 개조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이 물거품이 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정부와 청와대에 김 실장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는 기류도 있다. 앞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될 당시 김 실장과 같은 해군 법무관 출신인 점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최근 임명된 청와대 비서관 A씨가 김 실장의 아들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 개편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새누리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의 발언이 적정선을 넘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중폭 이상의 개각이 점쳐지는데 비서진까지 전부 바꾸면 국정운영의 영속성이 떨어지고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논리다. 익명을 원한 한 주류 중진 의원은 “국정 운영의 영속성에 문제가 생기는 게 첫 번째 문제”라며 “비서는 비서일 따름으로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봐야지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의원에게 보좌관을 바꾸라는 것과 같은 소리”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은 반성과 참회의 기조 위에 표를 구하기 전에 용서를 구하는 선거를 하고 있다”며 “나랏일하는 정치권이 (누구를) 탓하거나 편 가르고 욕보여선 안 된다”고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김 의원이 6·4 지방선거를 정권의 중간평가로 규정한 것도 논란이 됐다. 당 관계자는 “중간평가 발언은 김무성 의원의 개인 발언으로, 실언에 가깝다”며 “정권이 출범한 지 1년 반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중간평가란 말은 야당의 용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하지만 그의 발언은 당내에 미묘한 파장을 던졌다. 우선 당내엔 이번 선거에 대한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다. 당내엔 최근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중 경남·북과 울산, 제주, 세종을 뺀 12곳에서 모두 진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미확인 소문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 김 의원의 청와대 개편 요구 발언을 하면서 당내가 술렁대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달 있을 당 대표 경선을 노린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3일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친박계 등 주류의 집중 지원을 받은 황우여 전 대표가 참패한 것에 비춰 쇄신 목소리를 높이는 게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당권을 놓고 김 의원과 겨룰 서청원 의원이 친박계 핵심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고 판단한 김 의원이 이들의 연대고리를 무력화하기 위해 청와대 개편 요구로 선제공격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있다.



 김 의원이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대구지역 한 중진 의원은 “대구 시민들이 ‘우리만 (정권을) 짝사랑하고 있다’고 느끼면 지방선거든 총선이든 (여당에 대한 불만이)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 민심이 여권에 호락호락한 편이 아니다. 지난달 경선에서 비박(非朴)으로 분류되는 권 후보가 친박계 후보들을 물리치고 후보가 된 것도 이런 여론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 만큼 김 의원의 발언은 여권 주류에 불만을 갖고 있는 TK(대구·경북) 민심을 파고들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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