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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틀니, 경로당 카페, 명절 목욕비 … '노년 공약' 경쟁

중앙일보 2014.05.26 02:17 종합 12면 지면보기
6·4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이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4일 춘천시 신북읍 시장에서 벌 복장을 한 새누리당 선거운동원들. [뉴시스]


‘틀니비용 지급, 정년 60세 연장 조기 정착 기업에 세제 등 혜택, 경로당의 카페화, 65세 이상 시내버스 무료 이용’.

50대 이상 유권자 전체 41%
광역단체장 후보 줄줄이 제안
"복지정책 남발 재정 큰 부담"



 6·4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50대 이상의 유권자를 겨냥해 내놓은 공약이다. 고령화로 50대 이상 유권자가 늘자 후보들도 장년·노년층을 위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6·4 지방선거 유권자는 4130만여 명이다. 이 중 50대 이상은 1709만여 명으로, 4년 전보다 285만 명 늘었다.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은 4년 전 36.6%에서 41.4%로 커졌다. 각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투표에 적극적인 50대 이상 표심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농촌 등을 끼고 있어 고령층이 많은 서울 이외 지역 후보들이 이 같은 공약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남경필(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는 노인복지관 등에 영화·연극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했다. 노인병원, 주거공간 등을 갖춘 도립 실버타운 건설도 약속했다. 이에 맞서 김진표(새정치연합) 후보는 혼자 사는 노인 300명에게 가구당 2∼3명씩 거주하는 ‘그룹홈’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월세 임대 연립주택을 지어 그룹홈을 시범 운영 한 뒤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유정복(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는 노인 재취업을 알선하고 창업정보를 제공하는 ‘즐거운 인생센터’ 설치를 다짐했다. 주민센터 등에 은퇴자를 위한 별도의 문화활동 공간도 조성키로 했다. 반면 송영길(새정치연합) 후보는 정년 60세를 빨리 시행하는 기업에 세제혜택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는 2016년 이전에라도 이를 시행하면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또 신창현(통합진보당) 후보는 소속당의 공약인 틀니비 지급 등의 공약을 홍보하고 있다.



 대전시장 후보들도 유사하다. 박성효(새누리당) 후보는 경로당을 카페형·사무실형 등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또 50대 이후 은퇴자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는 “은퇴자 등이 일을 다시 하게 돕는 게 최고의 복지”라고 말했다. 반면 권선택(새정치연합) 후보는 독거노인 안부전화 서비스 시스템 구축 등을 약속했다. 공무원들이 전화로 노인의 건강 등을 체크하는 것이다. 권 후보는 “혼자 사는 노인 등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은 지자체의 기본 의무”라고 말했다.



25일 부산 해운대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김삼수 후보가 수퍼맨 복장을 한 채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지주학 후보는 손수레를 끌며 한 표를 호소했다. [뉴시스]


 최흥집(새누리당) 강원지사 후보는 활동이 자유로운 노인이 몸이 불편한 노인을 돌보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했고, 최문순(새정치연합) 후보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노인건강카드 지급을 약속했다. 건강카드는 약국이나 병원에서 사용 가능하며 연간 한도는 8만원이다.



 후보들은 선거운동도 고령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부겸(새정치연합) 대구시장 후보는 ‘5060 다시 뛰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김 후보는 “숫자가 많은 나이 든 유권자층의 지지율이 상대 후보에 비해 낮다고 판단해 이렇게 정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65세 이상 노인 시내버스 무료 이용 등의 공약을 걸고 날마다 경로당 등을 찾고 있다. 권영진(새누리당) 후보도 ‘치매센터 확충’ 등을 약속하고 노인이 많이 모이는 동네 소공원 등에서 공약 발표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약경쟁에 대해 “복지시책 남발로 재정에 큰 부담을 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호영(창원대 교수) 경남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대표는 “표를 얻기 위해 즉흥적으로 공약했다가 예산이 모자라 축소하거나 폐기하는 사례가 많다”며 “유권자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선윤·위성욱 기자, [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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