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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박근혜를 지켜달라…대구마저 무너지면"

온라인 중앙일보 2014.05.25 02:31
새누리당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가 22일 중구 서문시장에서 “권영진을 밀어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뉴스1]



[6·4 지방선거] 대구시장 여야 후보 24시간 동행 취재기

여야가 이례적인 격전을 펼치고 있는 대구. 중앙SUNDAY는 바닥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각각 하루씩 동행해 봤다.

둘의 동선에선 대구의 민낯도 엿볼 수 있었다.







권영진과 함께 뛴 하루



권 후보의 23일 첫 일정은 오전 8시 비산사거리 시민 인사였다. 빨간색 당복을 입고 악수를 청했다. 대부분 시민은 누군지 잘 모르는 표정이었다. 낮은 인지도는 그의 아킬레스건이었다.



10시30분 계명대에서 대구·경북케이블협회 주최 TV토론이 있었다. “대구 청년 실업률이 9.9%다. 내가 새누리당을 변화시키겠다. 기존 문화, 일하는 방식 싹 바꾸겠다. 시민의 힘으로 혁신하고 개혁하겠다.” 목소리 톤은 높았고, 발언 수위는 강했다. 특히 김부겸 후보와의 양자 토론에선 마치 여야 후보가 바뀐 듯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이라고 하다 이제 와서 박정희 컨벤션센터를 건립하겠다니 진정성이 있는가. 대구 국회의원을 미꾸라지라고 하는 건 정치 도의상 어긋나는 거 아닌가”라고 몰아붙였다. 패기 있고 깨끗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점심은 자동차 안에서 김밥으로 때웠다. 유세차가 있는 곳을 잠시 들른 뒤 오후 2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사회복지법인협회 주최 토크 콘서트에 갔다. “사회복지회관을 건립해 달라”는 민원성 부탁이 있었다. 차마 거절하기 힘든 요청이었다. 권 후보는 “취지는 100% 동감한다. 하지만 모든 걸 해 줄 순 없지 않은가.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과 회관 건립 중 어느 편이 더 중요한지 같이 고민해보자”고 넘어갔다.



행사 막판 사회자는 “오늘 말씀하신 것을 모두 지키겠다는 차원에서 여기에 서명해 달라”며 서류를 내밀었다. 이에 권 후보는 “이 정도면 횡포죠. 하지만 시민의 횡포는 백 번 들어드려야죠”라며 응수했다. 뼈 있는 농담 속에 유권자와의 묘한 밀당이 이어졌다.



3시 서남 신시장에서 거리 유세가 있었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라며 시비를 걸어오는 자가 있었다.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권 후보가 마이크를 잡았다. “스피커 줄여주세요. 장사에 방해드리면 안 됩니다.”



그는 즉흥 연설에 강했다. 목소리·호흡·높낮이 등에서 나름 흡인력이 있었다. “새누리당 잘못했습니다. 고쳐야 합니다. 매 맞아야 합니다. 하지만 하나뿐인 시장을 야당에 넘겨주는 게 과연 맞습니까.”



대본 없이 연설을 20분간 끌고 갔다. 삽시간에 주변을 걷던 100여 명이 모여들었다. “박근혜 대통령 위기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심판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수도권도 다 야권에 넘어갈지 모릅니다. 근데 대구마저 넘어가면,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든 대구마저 무너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순간, 박근혜는 식물 대통령 되는 겁니다. 박근혜를 지켜 주세요. 위기에 몰린 박근혜를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4시 대구문화예술발전전략 공청회, 5시20분 여성행복본부 발대식, 7시30분 장애인 직능단체 면담 등 11시까지 7개의 스케줄이 더 이어졌다. 차량이 이동하는 와중에 외부 거리 유세에 잠깐씩 들러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고, 대구 지역 방송 인터뷰도 두 차례 소화했다.



캠프 관계자는 권 후보의 선거전 관전평을 이렇게 털어놨다. “후보가 지난해 말 대구에 내려온 게 고교 졸업 후 40년 만이다. 혼자 맨땅에 헤딩해가며, 바닥을 박박 기며 4개월 만에 새누리당 경선에서 무명 반란을 일으킨 거다. 우리끼린 솔직히 지금도 안 믿는다. 경선 때 하루에 7번씩 대의원 저녁 자리에 찾아갔다. 지금도 뭐에 홀린 듯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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