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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박원순 '지하철 공기 질' 신경전

중앙일보 2014.05.19 01:35 종합 12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정몽준·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북한산에서 열린 ‘생활체육 등산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두 후보는 가벼운 인사만 나눴을 뿐 긴 대화는 하지 않았다. [뉴스1]


6·4 서울시장 빅 매치를 앞둔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18일 같은 행사장에서 마주쳤다.

정 "환풍기 더 틀어 수치 조작 의혹"
박측 "정, 안전 관심없이 정치 활용"



 두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은평구 북한산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장기 생활체육 등산대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후보자 등록 이후 첫 만남이지만 두 사람은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정 후보는 자신이 서울 지하철 공기 질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 박 후보에게 “기분 나쁘게 해드려서 내가…”라고 뼈 있는 인사를 건넸고, 박 후보는 “아니, 건강이 제일 좀(중요하죠)…”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두 후보는 정면을 바라본 채 별다른 대화를 않다가 축사 전후로 또 한 번 기싸움 양상을 보였다. 정 후보는 사회자가 박 후보를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백두대간을 종주하다 급히 내려와 당선됐다. 엄청난 평발인데 진정한 산악인이다. 무모하지만 서울시민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후보”라고 소개한 뒤 자신은 “의원 7선을 지냈다”고만 하자 “아니, 나는 왜 그렇게 짧게 소개해주느냐”며 농담 섞인 항의를 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은평·강북·도봉을 잇는 북한산 벨트에 친환경 관광특구를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설명하면서 수차례 박수를 이끌어냈다. 반면 박 후보는 “여러분이 빨리 산에 가야 하니까 한마디만 하겠다. 안산즐산(안전한 산행, 즐거운 산행)하세요”라며 짧게 축사를 끝내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두 후보는 두 시간 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도 만났지만 간단한 인사만 나눴다. 대신 양측은 지하철 공기 질 이슈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 후보는 이날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 측이 기준치를 초과한 서울 지하철 공기 질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는 “환풍기를 조금 더 가동해 공기 질 수치를 조작하려 한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박 후보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즉각 ‘정몽준 후보의 지하철 공기 질 관련 주장의 진실’이란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제기된 의혹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정 후보는) 서울시민의 안전은 관심 없고 지하철 공기 문제를 정치공학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22일)이 임박하면서 양측의 선거전 채비도 속도가 붙었다. 박 후보 캠프는 이날 새정치연합의 파란색과 세월호 참사 추모의 의미를 갖는 노란색, 경쟁 당인 새누리당의 빨간색까지 더한 삼원색을 상징색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호상 홍보팀장은 “박원순 후보가 단순히 새정치 대표인지, 시민후보와 야권 단일대표인지에 대한 메시지가 컬러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 측은 경선 경쟁자였던 김황식 전 총리가 위원장직 수락에 확답을 내놓지 않자 서울 용산 지역구 3선 의원인 진영 의원을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선대위 발족을 서두르고 있다. 두 후보는 오늘(20일)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서울시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며 첫 번째 진검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소아·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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