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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으로 야권 단일화 … 부산 안개 속으로

중앙일보 2014.05.17 02:46 종합 6면 지면보기
서병수(左), 오거돈(右)
부산이 6·4 지방선거의 접전 지역으로 떠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16일 “무소속 오거돈 후보를 범시민 단일 후보로 지지한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로써 부산시장 선거는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오 후보 간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여론조사서 서병수와 초박빙
오 "힘들지만 무소속으로 계속"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 새누리당 일당 독점 구조를 깨기 위해 저보다 지지율이 높은 오 후보에게 양보한다”고 선언했다. 오 후보는 “단일화는 부산의 20년 일당 독점 체제를 뛰어넘을 역사적 출발점”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부산을 발전시키겠다”고 호응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선거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JTBC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9∼12일)에선 오 후보(34.3%)가 서 후보(32.7%)를 앞섰다(988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2%P, 응답률 23.8%). 2010년 부산시장 선거 때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55.4%)에게 패한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44.6%로 따라붙었지만 이번처럼 여론조사에서부터 박빙 승부가 시작된 사례는 부산에선 처음이다. 이 때문에 야권은 4년 전 무소속 김두관 후보의 경남지사 당선의 전례가 이번엔 부산에서 재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 후보 측은 “우리가 김 후보 측에 요구했던 것은 16일 중 단일화하자는 것밖에 없었다”며 “투표용지에 김 후보 이름이 들어가며 발생할 사표를 막을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다.



 후보 단일화로 오 후보가 야당 지지표에 무당파 표까지 흡수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탈표가 더 클지를 놓고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오 후보는 2006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해 24.1%를 득표해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65.5%)에게 대패했다.



이번엔 무소속 승부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부산 정서에서 오 후보의 경쟁력은 야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이라는 데 있었다”며 “새누리당 대 무소속 구도가 이어질 때 파괴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TBC·현대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부산의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38.5% 대 새정치민주연합 11.2%로 야당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오히려 무당층이 46.6%로 가장 높았다. 이를 의식한 듯 오 후보 측은 “새정치연합과 유세차를 같이 타는 일은 선거법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럴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 후보는 별도의 성명에서 “범시민 단일후보 무소속 오거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힘들고 어렵지만 무소속의 길로 계속 가겠다”고 강조했다. 후보직을 양보한 김영춘 후보도 오 후보가 시장이 되더라도 부산시 정무직을 맡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새누리당 서 후보는 “후보 단일화는 인위적으로 짝짓기를 하는 반칙 정치이자 권력을 나눠먹는 야합정치”라면서도 “흑색선전이나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으로 부산 시민의 선택을 받자”고 제안했다. 새누리당 현기환 지방선거기획단장은 “오 후보는 무소속이라 지지율이 잘 나왔지만 이젠 새정치연합과 손잡은 후보가 된 만큼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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