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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사 탄 소방헬기, 해경 헬기와 충돌할 뻔

중앙일보 2014.05.13 02:09 종합 6면 지면보기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달 16일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탄 소방헬기가 무리하게 사고 현장에 접근하는 바람에 구조작업을 하던 해경 헬기 여러 대와 충돌할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 해역 막무가내 진입



 중앙일보가 입수한 해양경찰청 ‘항공안전장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오전 사고 현장 상공에는 해경 소속 등의 헬기 7대와 초계기 3대가 세월호 탑승자 구조작업을 하고 있었다. 좁은 공역(空域)에 헬기 여러 대가 동시에 작업 중이어서 서로 충돌 사고가 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당시 해경은 헬기를 이용해 현장 공중을 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전 11시30분쯤 박 지사를 태운 전남소방본부 002호 헬기가 사전 통보절차 없이 사고 현장에 날아들었다. 항공안전장애 보고서는 상황을 이렇게 적고 있다. “구조활동과 관계가 먼 전남 002호가 통제를 무시하고 구조 핵심 영역까지 근접해 들어왔다. 우리 청 헬기 B505기의 직상공(머리 위)의 500피트(152.4m) 이내까지 접근해 구조작업에 방해가 되고 헬기끼리 충돌 위험이 높아졌다.” 보고서는 이어 “이런 상황이 세 차례 더 반복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해경 통제기는 박 지사가 탑승한 ‘전남 002호’에 “소방헬기 나가!”라고 소리쳐 쫓아냈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청이 당시 내놓은 해명도 거짓이었다. 전남도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지사를 태운 소방헬기가 이륙한 시각(오전 10시53분)에는 이미 사고 현장에서 헬기를 활용한 해상 수색활동이 종료된 상황이었다”며 “구조를 지연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박 지사가 탑승한 헬기가 이륙한 시각에는 물론 사고 해역에 도착할 당시까지도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제주=최충일 기자, 인천=최모란·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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