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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왕 누르고 도쿄대 입시 준비 중 … 이건 수퍼컴 이야기입니다

중앙일보 2014.05.13 01:53 종합 16면 지면보기
IBM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은 2011년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해 챔피언들을 제압했다. [중앙포토]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하는 지능형 음성인식 서비스의 기능은 제한적이다. 시리와 구글나우가 이용자의 정보를 본사 컴퓨터 서버에 데이터베이스(DB)로 쌓아 분석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해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전 세계의 수많은 스마트 기기 이용자들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컴퓨터 서버 파워와 DB센터 용량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손안의 비서’가 편리하긴 하지만 능력의 한계는 분명한 셈이다.


IBM '왓슨' 질병 진단 조언 기능
한국 ‘엑소브레인’1000억 투자

 반면 수퍼컴퓨터 등을 활용한 인공지능 컴퓨터의 성능은 월등하게 뛰어나다. 대표적인 인공지능이 IBM의 수퍼컴퓨터 왓슨(Watson)이다. 2011년 2월 미국 ABC방송 TV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해 역대 최강의 퀴즈 우승자들을 가볍게 물리치면서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사회자가 질문을 하면 왓슨은 인간 퀴즈 챔피언이 생각할 틈새도 없이 답을 구해 세련된 음성으로 대답했다. 왓슨의 연산·추론 능력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IBM은 왓슨을 의학용 인공지능 수퍼컴퓨터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의사가 환자에 대한 최종진단을 내리기 전에 왓슨컴퓨터에 증상을 물어보고 병명과 원인은 무엇인지,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받는 형식이다. 방대한 데이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의 분석으로 오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IBM은 올 3월 말 왓슨이 뉴욕지놈센터(NYGC)와 협력해 유전자 의학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공지능의 진화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더 빨라지고 있다. 미래학자 커즈와일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2029년께면 인간의 뇌 성능과 다름없는 인공지능이 나타날 것이며, 그 이후 인공지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2045년이면 인간지능을 수십억 배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도 인공지능 개발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5월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Exobrain)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엑소브레인이란 몸 바깥의 인공두뇌를 의미한다. 프로젝트는 총 3단계, 10년 과정으로 진행된다. 사업이 완료되는 2023년까지 정부예산 800억원에 민간투자 270억원을 더해 총 107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연구개발(R&D)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KAIST·포항공대, 민간기업 솔트룩스 등 26개의 연구기관이 참여한다. 목표는 일단 ‘왓슨 따라잡기’다. 2017년이면 IBM의 왓슨처럼 인간과 퀴즈대결을 하고, 2020년께에는 법률·의료·금융 분야의 전문가와 의사소통하고,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일본은 이미 2010년 수퍼컴퓨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개발계획 ‘도다이 로봇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구가 완료되는 2021년에는 도다이가 학생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도쿄대 입학 시험을 치르고 합격한다는 것을 목표를 세웠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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