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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선발 논란 정면 돌파

중앙일보 2014.05.13 00:59 종합 24면 지면보기
브라질 월드컵 훈련 소집 첫날인 12일 대표선수들은 검은색·짙은 회색 등 무채색 정장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파주 NFC에 들어왔다. [파주=뉴스1]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의 훈련이 시작됐다. 첫날 화두는 ‘정면 돌파’였다.

"내가 원칙 깬 것 맞다 이제 축구로 말할 것"



 12일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가 북적거렸다. 일본 ‘NHK방송’과 카타르 ‘beIN 스포츠’ 등 외신까지 나와 대표팀의 첫 훈련을 취재했다. 홍명보 감독을 위시한 축구 대표팀은 약속이나 한 듯 무채색 양복에 노란 리본을 옷깃에 달고 입소했다. 세월호의 아픔을 가슴에 새기고 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표팀은 위기다. 최종 엔트리 발표 후 일부 팬들로부터 올림픽 대표 출신을 우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의리를 지키기 위한 엔트‘으리’였다고 비꼬는 사람들도 있었다. 외신에서는 잉글랜드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의 발탁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홍 감독은 훈련 첫날 최종 엔트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강한 어조로 답했다. “원칙을 깬 건 나다. 내부적으로 문제는 전혀 없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할 것이다.”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던 8일 구체적인 이유를 들며 각 선수의 발탁 배경을 설명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비난을 한 몸에 받더라도 더 이상 이 문제로 인해 대표팀이 휘둘리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홍 감독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이 선수들을 데리고 최고의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박주영은 홍 감독에 앞서 인터뷰했다. 박주영은 “국민들이 원치 않는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발언이다. 박주영은 “하지만 국민이 믿어주시면 최선을 다하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다. 특혜 선발 논란에 대해 답답한 심정을 설명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마음고생이 작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후배들을 향해서는 “월드컵은 어떤 대회보다 수준 높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이벤트다. 예전 기억은 모두 지우자”고 조언했다. 홍 감독은 이 같은 박주영의 발언에 대해 “주영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이제부터는 축구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면 한다”고 정리했다.



 첫날 훈련에는 모두 9명의 선수가 모였다. 정성룡(29·수원), 김승규(24·울산), 이범영(25·부산), 이근호(29·상주), 김신욱(26)·이용(28·이상 울산) 등 K리거 6명과 박주영(29·왓퍼드), 기성용(25·선덜랜드), 이청용(26·볼턴) 등 유럽팀 소속 3명이다. 해외파는 시즌 일정이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합류해 19일이나 돼야 23명이 모두 모여 훈련한다.



 당분간 훈련 과제는 ‘재활’과 ‘회복’으로 요약된다. 21일부터 시작할 전술 훈련을 앞두고 선수단 전체의 컨디션을 엇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게 1차 목표다. 다친 선수는 치료하고, 지친 선수는 푹 쉬고, 재활 중인 선수는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첫 훈련 또한 동일한 방침에 따라 진행됐다. 9명이 모여 가볍게 몸을 풀며 공놀이를 하듯 했다. 눈길을 끈 것은 ‘축구 골프’였다. 축구공을 발로 차서 목표 지점에 정확히 갖다 놓는 게임이다. 길이가 긴 대각선 방향은 세 번, 길이가 짧은 가로 방향은 두 번 기회가 주어졌다. 중간에 장애물에 걸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홍 감독은 “박주영과 기성용 조가 1등을 차지했다. 감각이 좋은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한편 브라질 월드컵 선수단장은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이 맡게 됐다. 허 부회장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고 원정 16강에 성공했다.



파주=송지훈·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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