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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억 수익 … 효자 된 쓰레기 발전소

중앙일보 2014.05.13 00:55 경제 3면 지면보기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사는 주부 이희윤(37)씨는 한 주에 두어 번 꽉 채운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내놓는다. 이씨가 버린 쓰레기가 ‘확 달라진’ 대접을 받게 되는 것은 이튿날 새벽 3시. 부산 생곡동 산업단지 내에 있는 포스코 에너지의 ‘쓰레기 발전소’에 도착하면서부터다. 이곳에선 매일 부산의 16개 구(區) 중 8개 구에서 수거한 쓰레기 약 750~770t이 ‘전기’로 되살아난다. 그 덕에 악취 나는 쓰레기는 이곳에서만큼은 ‘귀한 자원’ 취급을 받는다.


공짜 원료로 흑자 … 현장 가보니
기계로 플라스틱·금속 걸러
5만여 가구 하루 쓸 양 생산
쓰레기 모자라 수거 계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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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쓰레기가 전기로 환골탈태하는 국내 첫 쓰레기 발전소를 찾았다. 생활 쓰레기를 원료로 돌아가는 이 발전소는 포스코에너지 등이 2456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첫 가동에 들어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악취가 코를 찔렀다. 최종승 발전소장은 “쓰레기에서 금맥을 찾는 냄새”라며 웃었다. 현장 직원과 함께 각 가정에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한 쓰레기가 ‘전기 에너지’가 되는 루트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최 소장은 “쓰레기가 컨베이어 벨트에 실리는 순간 귀한 발전 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석탄이나 석유처럼 돈이 드는 발전 원료가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무료 자원”이란 소리였다.



 컨베이어벨트에 실린 쓰레기는 ‘드럼 세탁기’처럼 생긴 원통형 기계로 들어간다. 여기에서 80~200㎜ 크기로 잘게 찢긴다. 근적외선으로 플라스틱류를 걸러내는 광학선별기와 풍력선별기, 금속을 골라내는 비철금속 선별기와 자력선별기까지 거치면 완전한 연료(SRF·폐기물 고형연료)가 된다.



잘게 쪼개진 뒤 컨베이어 벨트에 실린 생활쓰레기.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 원료’로 재탄생한다. [사진 포스코에너지]
 쓰레기가 ‘완벽한 연료’가 되면 아파트 9층 높이 보일러 시설로 옮겨지게 된다. 900도의 ‘모래 열풍’이 몰아치는 터널에 뿌려지면서 연료는 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열로 보일러의 물이 끓고→증기가 별도 관을 통해 발전 터빈을 돌리게 되면 전기 에너지가 만들어지게 된다.



 타고 남은 원료는 ‘재’로 모인다. 10㎏의 쓰레기를 소각하면 약 3㎏의 재가 남는데, 포스코에너지는 이 재를 별도로 모아 인근 매립장에 묻는다. 신의철 포스코에너지 자원순환사업그룹 대리는 “땅에 묻히는 재는 모두 썩어 없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쓰레기 원료가 타면서 발생하는 다이옥신과 같은 환경유해물질은 활성탄, 중탄산나트륨 등으로 별도 처리를 한다. 백종은 관리팀장은 “유해물질 배출을 환경 규정치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쓰레기 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전기는 시간당 2만5000㎾. 연간으로 환산하면 5만7000가구가 하루를 쓸 수 있는 양이다. 만들어진 전기는 발전소 사용량을 빼고 한국전력에 판매한다. 수익은 하루 1억1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짭짤하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올 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귀띔했다. 최 소장은 “발전소 능력은 하루 900t에 달하는데 쓰레기가 없어 풀가동을 못하고 있다”면서 “타 지역 매립지까지 찾아다니면서 ‘쓰레기 구매계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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