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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한·미 정상회담

중앙일보 2014.05.13 00:43 종합 2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2014년 4월 26일자 26면>

한·미 동맹을 아태의 핵심 축으로 재확인한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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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의 한·미 정상회담은 30초간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의 조속한 구조를 기원하기 위한 것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제의로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이런 큰 희생자와 사망자를 낸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침몰 당일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증정했다. 동맹은 상대방 국민과 함께할 때 더 다져질 수 있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준다.



 정상회담의 초점은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한 문제였다. 두 정상은 미군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한국군 전환 연기 문제에 대해 “시기가 재검토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4년 전 전작권 전환을 2012년 4월에서 2015년 12월로 연기하기로 했으며, 현재 양국 국방부가 전환 시기를 더 늦추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전작권 전환 재연기는 확실해졌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는 북한의 핵 위협 증대와 잇따른 재래식 도발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한·미 연합 지휘체계의 급격한 변화가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 연기에만 마냥 매달릴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목표로 차근차근 전작권을 환수하는 작업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전작권 전환 연기가 이뤄진다고 해도 미국의 초긴축 국방예산을 감안하면 한국 주도의 한국 방위가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동맹은 지휘체계뿐만 아니라 상호 간 신뢰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양국이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올해 내에 개최키로 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양국 정상이 한·미 동맹을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안정의 핵심 축(linchpin)이라고 재확인한 의미도 적잖다. 한국의 국력 신장과 더불어 한·미 동맹이 국제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은 커졌다.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국제 의무와 공약에 위배되는 추가 도발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나 4차 핵실험을 겨냥한 경고다. 양국 정상이 1978년 한미연합사 창설 이래 처음으로 오늘 함께 부대를 찾는 것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이 밝혔듯 핵 무력 건설과 경제 건설이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두 정상이 북한 인권 문제를 추궁해 나가기로 한 점은 주목된다. 양국 정상의 강도 높은 북한 인권 문제 제기와 공동 대응 방침은 이례적이다.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유엔 차원의 조사와 국제형사재판소 제소 움직임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북핵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은 것은 아쉽다. 북한이 4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징후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오바마 대통령이 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끔찍한 인권침해라며 일본에 올바른 역사 인식을 촉구하면서도 한·일 양국이 앞을 봐야 한다고 한 점은 한·일 양국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정당화하지 말고 이 메시지를 곱씹어보길 바란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도발을 막고 통일 기반 구축의 우호적 주변 환경을 만들어가는 작업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한겨레 <2014년 4월 26일자 23면>

악화하는 북핵 문제 방치한 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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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했으나 최대 현안인 북한 핵 문제에서 기존의 ‘기다리는 전략’을 고수하는 데 그쳤다. 조만간 전기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새 핵실험을 시도하는 등 사태가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두 정상은 공동문서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새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면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행동을 촉구했다. 이는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최근 회담 재개 조건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다소 유연성을 보인 것보다도 후퇴한 태도여서 실망스럽다. 핵실험 등에 대한 경고는 꼭 필요하지만 기존의 강경 입장만을 고수해서는 핵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이번 정상회담은 두 달에 걸친 한-미 군사훈련이 끝난 직후 열린 것이어서 긴장 완화를 위한 큰 틀의 방향 설정이 절실했다.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미국과의 대화 통로를 뚫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정상은 6자회담 재개 문제에서 새로운 접근 방법을 보여주기는커녕 오히려 합동 군사훈련의 발전과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했다. 핵 문제 해결보다 중국과의 경쟁에 치중하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더 앞세우는 미국의 기본 입장은 이번 정상회담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군사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그 가운데 하나다.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와 미국 사이의 상호운용성 향상을 명시한 것도 중국의 경계심을 높일 수 있다.



 북한 핵 문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데는 우리 정부의 책임 또한 크다. 지금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최대 동력은 우리 정부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정부는 현상 유지에 안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핵 문제를 풀려면 북한의 태도가 바뀌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북한의 일방적인 행동만을 요구해서는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



 한·미 두 나라는 이제라도 대북 대화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몇 차례 대화로 모든 문제를 풀 수는 없지만 대화가 없다면 사태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논리 vs 논리

중앙, 동맹 재확인 등 성과 주목 … 한겨레, 북핵 해법 못 찾아 아쉬움




지난 4월 25일 서울을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대한민국 전체가 비통해하고 있는 가운데 조용하게 열린 회담이었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회담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는 두 신문은 사설 제목에서부터 서로 다른 관점의 차이를 보인다. 중앙일보는 ‘한·미 동맹을 아태의 핵심 축으로 재확인한 회담’으로 제목을 달아 회담의 성과에 주목했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악화하는 북핵 문제 방치한 한·미 정상회담’이라며 회담의 한계를 강조하고 있다.



 중앙일보 사설에서는 두 정상이 미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한국군 전환 시기 재검토를 결정한 데 대해 ‘북한의 핵 위협 증대와 잇따른 재래식 도발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언급과 함께 ‘양국 정상이 한·미 동맹을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안정의 핵심 축이라고 재확인한 의미도 적잖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겨레는 최대 현안인 북한 핵 문제에서 ‘기존의 기다리는 전략을 고수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과 함께 ‘북한의 핵실험 등에 대한 경고는 꼭 필요하지만 기존의 강경 입장만을 고수해서는 핵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없다’며 아쉬운 점을 강조하고 있다.



 두 신문이 견지하고 있는 북한 문제에 대한 시각차는 분명하다. 중앙일보는 북한에 대한 추가 도발 중지 촉구와 경고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고, 한겨레는 기존 강경 입장의 재고와 긴장 완화를 위한 새로운 방향 설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두 정상이 북한에 대해 국제 의무와 공약에 위배되는 추가 도발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 것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나 4차 핵실험을 겨냥한 경고’로 보고 있다. 북한에 대해 ‘무력 건설과 경제 건설이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양국 정상의 ‘강도 높은 북한 인권 문제 제기와 공동 대응 방침’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겨레는 두 정상이 ‘북한의 새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면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행동을 촉구’한 데 대해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보여준 유연성보다도 후퇴한 태도여서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 군사훈련이 끝난 직후 열린 것이어서 긴장 완화를 위한 큰 틀의 방향 설정이 절실했던 회담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핵실험 준비 움직임 자체를 미국과의 대화 통로를 뚫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의 차이는 모두 남북 문제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차에서 기인한다. 먼저 북한의 도발과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좀 더 철저한 안보태세와 경계심을 가지고 우방인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함으로써 강력한 억제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북한에 대해 추가 도발 시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의 오판이나 도발을 막자는 주장이다.



 반면 북한의 도발이나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물론 북한의 태도가 바뀌어야 하지만 북한의 일방적인 행동만을 요구해서는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우리 정부의 책임이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입장이 있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법 마련을 위해서는 회담 재개를 위한 우리 정부의 좀 더 적극적이면서도 전향적인 태도변화나 타결책이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북한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차이다.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거론하고 이의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과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진할수록 남북 관계는 더 꼬이고 갈등과 대결 양상이 심화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중앙일보는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 인권 문제를 강력하게 추궁’하기로 한 점에 대해 주목하면서 이를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겨레는 합동 군사훈련과 북한 인권 문제 거론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한 시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과 정부가 북핵 위기 타결을 위해 별다른 해법은 내놓지 않고 ‘현상 유지에 안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양국 간의 오랜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중앙일보도 두 정상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지적을 한다. 한겨레도 북한의 새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서로의 주장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도 있음을 알 수 있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다음 주 논점 대통령 사과와 국가안전처 5월 20일자에는 대통령 사과와 국가안전처에대한 중앙일보·한겨레의 사설과 류대성 용인 흥덕고 국어교사의 비교 분석 글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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