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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만났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신들

중앙일보 2014.05.13 00:09 경제 6면 지면보기
#1. 10년 넘게 축구선수로 살아온 김용만씨는 대학시절 축구 경기 중 예기치 않는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정강이뼈 골절 부상진단을 받고 좌절할 새도 없이 사회로 내몰린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음식장사뿐이었다. 전 재산인 전세금 340만원과 대출 4000여만원을 끌어와 그는 대학로 귀퉁이에서 작은 주점을 시작했다. 그러나 가게가 자리를 잡을 즈음 주점을 가로질러 도로가 건설되면서 터를 잃었다. 급한 대로 인근에서 치킨전문점을 시작했으나 4개월 만에 4000만원을 손해보고 전세금까지 깡그리 날렸다. 모든 게 ‘먹고살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치밀하게 분석하지 않은 탓이었다.


정한 치어스 대표, 노숙자 생활까지 하다 극적 성공
김용만 김가네 대표, 전국 김밥 섭렵 뒤 '즉석김밥' 고안
김철호 본죽 대표, 요리 학원서 잡일 도우며 공부

 #2. 미국 유학 후 한국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해 미수금만 가득 안고 부도를 낸 정한씨. 빈털터리가 된 정씨는 노숙자가 되어 지하철역을 전전하고, 공사장 막노동을 하며 하루살이 인생을 보냈다. 마음을 다잡고 국제전화카드 영업사원을 시작했지만 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는 음식점에 손을 댄다. 하루 매출 40만~50만원이 나온다는 분당의 작은 치킨집을 인수했지만 직접 운영하고 보니 매출이 10만원도 안 됐다. 부동산 중개인 말만 믿고 덜컥 계약을 한 게 화근이었다.



 분식 프랜차이즈로 일가를 이룬 김가네의 김용만(57) 대표와 맥주 프랜차이즈 치어스의 정한(46) 대표 이야기다. 지금은 튼튼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표들이지만 이들에게도 시련과 실패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 누구보다 혹독한 시간을 보낸 이들의 실패와 성공 스토리가 책으로 공개됐다.



중앙m&b는 ‘프랜차이즈 창업의 신’ 시리즈에서 본죽의 김철호(51) 대표, 김가네 김용만 대표, 치어스 정한 대표, 원할머니 보쌈 박천희(56) 대표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냈다. 4개 프랜차이즈 만화 시리즈는 덕성여대 시각디자인학과 김승민 교수가 2년에 걸쳐 작업했다. 충무김밥, 우엉김밥, 단체김밥, 닭살김밥, 고추장김밥, 마약김밥 등 전국의 김밥을 모두 섭렵한 후 ‘손님 앞에서 직접 만드는 즉석김밥’을 고안해 내 성공한 김용만 대표, ‘환자의 음식’이라는 죽을 최고의 별식으로 만들어 낸 김철호 대표, 일반 생맥주점과 달리 패밀리 레스토랑과 영국식 펍하우스를 합친 레스펍 개념으로 창업한 치어스 정한 대표, 대기업을 다니다가 장모님에게 전수받은 비법으로 보쌈 사업을 시작한 박천희 대표의 이야기가 각각 한 권으로 출판됐다.



 프랜차이즈 창업의 신들은 책을 통해 “음식 장사는 배신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외식업 종사자 100만 시대에도 길은 있고, 포화된 음식시장이라고 하지만 모두가 망하지는 않는다. 정확한 상권 분석, 좋은 식재료와 조리법, 성실한 서비스가 조화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문사와 학습지 회사를 다녔던 본죽의 김철호 대표는 직장생활을 접고 요리학원의 잡일을 도우며 공짜로 학원을 다녔다. 눈만 뜨면 실습과 학원 홍보를 병행한 덕분에 주변의 신뢰를 쌓았고 그를 바탕으로 ‘죽 장사’에 나선다. 죽은 환자들만 먹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모든 이가 말렸지만 그는 오히려 “아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기회의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영양죽 7가지와 전통죽 6가지의 레시피를 개발해 서울 대학로 연건동 후미진 골목 2층에서 본죽을 열었고 6년 만에 ㈜본아이에프는 1000개가 넘는 가맹점을 가진 회사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매일 아침 지하철역과 병실을 돌며 전단을 돌렸다”며 “행인이 모두 미래의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알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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