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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북핵 심각한 결과 직면" 북 "핵실험 연례행사 가능"

중앙일보 2014.05.09 01:49 종합 10면 지면보기
윤병세(左), 이동일(右)
미국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에 도전할 경우 가장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공개 토의를 주재하면서다. 윤 장관은 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국제 핵비확산·핵안보·핵안전 분야에서 가장 취약한 고리이자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북한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동참을 이끌어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억지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장관, 안보리 의장 자격
이동일, 발언 길어 제지당해

 유엔 외교가에선 윤 장관의 대북 경고 메시지가 전례 없이 강경하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북한 제재 카드의 구체적 내용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윤곽은 파악된다. 유엔 차원의 기존 제재가 갖고 있는 구멍(loophole)을 틀어막는 것이다. 유엔 제재엔 한계가 있다. 금융계좌 동결 등은 개별 국가가 해야 한다. 윤 장관은 “유엔 차원의 강화된 제재는 물론 개별 회원국 차원의 광범위한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 외교 당국자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북한이 아플지 알고 있다”며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어떤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관건은 중국이다. 중국에 대한 북한 경제의 의존도를 감안하면 제재의 실효성은 중국의 태도와 직결된다. 정부는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예상한다.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우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힌 점이다. 중국은 북한 핵실험이 중국의 국익을 위협한다고 여긴다.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해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설득하고 압박해 왔다.



 윤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이는 중국에 대한 무시이자 정면도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강도 높게 북한을 제재한 전례도 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방미 중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나 북한 문제를 중점 논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북한 핵실험 위험이 점증하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서 미·중 외교 사령탑이 만난 것이다.



 한편 북한은 핵실험을 계속하겠다는 위협을 계속 이어갔다. 이동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안보리에서 “미국이 8월에 합동 군사훈련을 또 한다면 북한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연례행사처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은 이미 미국을 표적으로 한 핵공격 수단을 다양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차석대사가 당초 배정된 4분을 넘겨 15분간 주한 미군 철수,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 등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자 공개 토의 사회를 맡았던 백지아 한국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다음 발언 신청자에게 강제로 마이크를 넘기는 방식으로 이 차석대사의 발언을 중단시켰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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