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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단호하게 견제·감시 … 관피아 개혁도 중점 추진"

중앙일보 2014.05.09 01:41 종합 12면 지면보기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8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에 이완구 의원(왼쪽)과 박영선 의원(오른쪽)을 각각 선출했다. [김형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8일 박영선(54·3선·서울 구로을)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제1야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다. 소속 의원 130명 중 128명이 투표한 가운데 2차 결선투표에서 69표를 얻었다.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의원은 59표였다. 박 원내대표의 등장은 향후 야권에 ‘신질서’가 형성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친노그룹·신주류 모두 눌러
"눈물 많아, 센 여자 아니다"

 박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초·재선 모임(‘더 좋은 미래’)과 486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2차 결선투표 땐 최재성 의원을 지지했던 정세균 진영의 표 일부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주축으로 한 신주류 세력의 표를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신주류 지도부의 경우 원내권력이 친노무현계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노영민 의원 대신 박 의원을 밀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주류 지도부와는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안철수·김한길 지도부를 견제하려는 강경그룹의 표도 박 의원 쪽으로 일부 쏠렸을 것이란 해석이다.



 광주의 ‘윤장현 전략공천’ 파문 등으로 안·김 지도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강경파들이 지도부에 이리저리 끌려다니지 않을 카드로 박 원내대표를 선택했을 것이란 뜻이다. 박 원내대표는 엷은 계파 색 에다 야성(野性)을 회복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을 토대로 각 계파의 표를 흡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친노 나 안·김 지도부가 모두 정치적으론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박영선·노영민·최재성·이종걸 의원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노 의원은 28표에 그쳤다. 안·김 지도부와 가까운 이 의원은 21표로 최하위였다. 친노그룹이든 신주류든 단독으로 원내정책을 좌우할 만한 세를 형성하진 못했음을 보여준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후 “국민은 책임지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에 맞서는 ‘당당한 야당, 존재감 있는 야당’을 요구한다”며 “여당이 바른 길을 가면 협조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단호하게 견제하고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YTN과의 인터뷰에선 ‘관피아(관료+마피아) 개혁’을 중점 추진 과제로 강조했다. 박 대표는 “관피아라 이야기하는데, 전관예우를 막는 법안을 통과시킬 때마다 각종 집단적 세력이 로비하고 방해를 했다”며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MBC 기자·앵커 출신의 박 의원은 대표적 ‘강성 의원’으로 지목받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첫 여성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으며 정부·여당이 관철하려 했던 외국인투자촉진법안을 끝까지 반대해 예산안 처리까지 지연시킨 일도 있다. 18대 국회 땐 박지원·박선숙 의원과 ‘박남매’로 불리면서 이명박 정부의 김태호 총리 후보자,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등을 인사청문회에서 낙마시켰다. 이 점을 의식한 듯 박 원내대표는 정견발표 때 “저 박영선을 강하다고 하지만, 제가 그렇게 센 여자가 아니다. 저도 눈물 많은 여자”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6월 지방선거 때 국민들에게 새정치민주연합이 누구를 위한 정당인지 보여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을(乙)을 위한 정당임을 보여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9·11테러 이후 ‘don’t forget’ 펀드를 만들어 지속적인 치유사업을 했는데, 이런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펀드’를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이끌어가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이소아·이윤석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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