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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을 돌려줘" 100만 트윗 물결

중앙일보 2014.05.09 01:09 종합 20면 지면보기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된 소녀들의 귀환을 촉구하는 트위터 해시태그 ‘우리 소녀들을 돌려줘’(#BringBackOurGirls)에 저명 인사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이 메시지보드를 직접 들고 있는 사진을 퍼스트레이디 계정(@FLOTUS)에 올렸다. [트위터 캡처]


안방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을 즐겨야 할 아프리카 강국 나이지리아가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중순 동북부 보르노주 치복에서 300명 가까운 여학생들을 납치한 보코하람이 지난 5일엔 카메룬 접경 마을 감보르 느갈라를 급습해 최소 150명의 양민을 학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마을은 납치된 여중생들의 수색에 나선 나이지리아군이 임시 기지로 사용하던 중이었다.

"여중생 276명 팔아버리겠다"
납치단체 발언에 전 세계 분노
오바마 "가슴 미어질 듯한 충격"
리커창·올랑드도 지원 약속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목격자를 인용해 5일 오후 장갑차 석 대에 나눠 탄 무장병사들이 마을 시장에 들이닥쳐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뒤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을 던졌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300명이 넘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3일엔 치복 인근 와라베에서도 12~15세 여학생 최소 11명이 보코하람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에게 끌려가기도 했다.



 7일부터 사흘간 WEF 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리는 수도 아부자는 초비상 상태다. ‘아프리카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번 행사를 위해 치안 병력이 대폭 강화됐 다. WEF 회의장에서도 보코하람 대응이 주요 이슈가 됐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7일 굿럭 조너선 대통령을 만나 이번 피랍 사건 관련 정보가 들어오면 기꺼이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엔 국제교육특사로 활동 중인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도 이날 치안이 취약한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학교 안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번 납치 사건을 “가슴이 미어질 듯한 충격”(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가장 끔찍한 형태의 테러리즘”(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극악무도한 범행”(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으로 규정하면서 군사·사법·정보 지원을 약속했다. 인터넷 트위터에선 ‘우리 소녀들을 돌려줘’(#BringBackOurGirls)라는 해시태그가 100만 회 이상 리트윗됐다. 지난해 최연소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파키스탄의 여성교육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6)도 BBC 등 방송 인터뷰에서 보코하람의 궤변에 대해 “이슬람의 가르침을 다시 배우라”고 일갈했다.



 지난달 14일 벌어진 납치 사건이 이제야 국제적 공분을 일으키는 것은 지난 5일 언론에 공개된 동영상 때문이다.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이 영상에서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며 납치한 여중생 276명을 “팔아버리겠다”고 공언했다. 사건 발발 이후 초동 대응에 실패하고 테러리스트 추적에 실패한 나이지리아 정부에 지탄이 쏟아졌다.



 2002년 결성된 보코하람은 파키스탄의 탈레반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샤리아(이슬람율법)에 따른 여성 억압적인 규율 국가를 목표로 한다. 원래는 토착 무장반군 성격이었지만 2009년 창설자 모하메드 유수프의 사망 이후 재건 과정에서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의 친연성이 강화됐다. 민간인 대상의 자살·차량폭탄도 이때부터 급증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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