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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이래도 무인기 날조 운운할 건가

중앙일보 2014.05.09 00:31 종합 30면 지면보기
지난 3~4월 파주·백령도·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 3대가 모두 북한에서 발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방부가 8일 발표했다. 국방부는 무인기 컴퓨터에 저장된 발진·복귀 좌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대 모두 좌표가 북한 지역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파주·백령도 무인기의 경우 컴퓨터에 미리 저장된 비행 계획과 남측에서의 실제 사진 촬영 경로가 일치했다. 파주 무인기는 청와대를 비롯한 수도권 핵심 시설을, 백령도 무인기는 서해 군부대를 주로 촬영했다. 이로써 무인기 침투가 북한 소행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주는 결정적 증거가 제시됐다. 북한은 이런데도 무인기 침투가 ‘모략’과 ‘날조’라고 할 것인가.



 북한의 무인기 침투는 정전협정과 남북 불가침 합의서를 위반한 명백한 군사 도발이다. 국방부가 북한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당연하다. 도발에는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북한이 명심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북한의 무인기 도발은 우리 군에도 큰 과제를 남겼다. 한국의 심장부와 동·서해를 무인기가 휘젓고 다녔는데도 낌새조차 몰랐다. 무인기 탐지용 저고도 레이더 도입 등을 통한 방공망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이번 조사 과정에선 무기 전용이 가능한 제품이나 부품의 국제 통제에 구멍이 난 점도 드러났다. 국방부 조사 결과 북한은 중국 민간회사 무인기 제품을 수입해 대남 침투 무인기로 개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인기의 외형과 성능, 탑재 부품 등이 거의 일치했다. 북한 무인기 기술의 고도화를 차단하기 위한 국제 공조가 한층 더 긴요해졌다.



 국방부의 이번 발표는 북한제 무인기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각종 음모론과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돼야 한다. 무엇보다 무인기가 “북한에서 보낸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코미디” 운운한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책임은 크다. 8일 국방부 발표 뒤 “그렇다면 국방부 장관 파면·해임하라”는 그의 트윗은 국가 안보를 희화화하는 또 다른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정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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