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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활동 경력, 직무와 연계시켜 구체적으로 써야

중앙일보 2014.05.09 00:16 경제 7면 지면보기
김은주(연세대 아동가족학과·가명·26)씨는 ‘늦깎이 취준생(취업준비생)’이다. 방학마다 비행기표 한 장만 달랑 들고 해외 탐방을 다니고, 학기 중엔 각종 학회에 참가하고 총학생회 선거 준비 임원을 맡는 등 ‘경험 스펙’을 쌓았다. 남들은 다 듣는다는 계절학기와 영어시험 준비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 “취업시장에서 ‘비상경계열 전공자’로서 당할 수 있는 불이익을 극복하려면 여러 가지 경험을 쌓아야 한다. 자기소개서에서부터 그런 점을 내세우면 오히려 주목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게 김씨의 판단이었다.


자기소개서 - 칼날 분석
대기업 공채 스무 번 탈락 연대생 교원그룹선 어떻게 평가했나
경험만 나열해 자기자랑처럼 보여
자신의 위기극복법 담으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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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김씨는 지난해 대기업 공채에 응시하며 20번 넘게 서류 탈락했다. 해외탐방 경험을 살릴 수 있었던 기아자동차의 해외영업 부문과, 전공 연관성이 있었던 교원그룹의 편집개발(아동잡지·전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비상경계 출신이거나 대외활동 경력이 부족해 그랬을까. 본지가 교원그룹 인사팀과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에게 대신 물었더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럼 3점대 중반인 학점이 걸림돌이었던 걸까. 역시 “3점대 중반이면 학점이 높다고도 할 수 없지만 탈락 사유도 되지 않는다”는 답이 왔다.



 김씨의 문제는 자소서에 자신의 강점인 대외활동 경력을 직무와 정확하게 연결시켜 쓰지 못한 데 있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교원그룹 인사팀과 서미영 상무가 입을 모아 김씨에게 조언한 말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자기 생각을 자소서에 녹이지 못한 채 나열만 했더니 잡다한 자기 자랑이 된 것이다. 더불어 지원자가 겸손하고 성실하다는 인상도 받기 어려웠다. 인사팀이 자소서를 점검하며 ‘진정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린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 대외활동 경력을 내세우되 자기 자랑이 되지 않도록 하는 법은 뭘까. 교원그룹 인사팀과 서 상무는 모두 “지원하는 직무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이를 자신의 대외활동 경력에 정확하게 꿰어 쓰라”고 조언했다.



 교원그룹 자소서는 총 네 가지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1. 성장 과정과 학창시절(600자) 2. 자신의 성격과 남다른 재능 소개(600자) 3. 관심분야와 희망직무(600자) 4.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뤘던 성취(600자) 등이다. 주목할 점은 문항당 쓸 수 있는 분량이 적다는 점이다. 서 상무는 “여러 가지 경험 내용을 나열하는 건 이력서와 자소서의 차이점을 헷갈리는 지원자들이 종종 저지르는 실수”라며 “정해진 자소서 답변 분량이 적을수록 한 가지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해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첫 문항에서 스스로를 ‘도전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뒤이어 600자 분량의 답안에 6개월간의 미국 횡단여행, 동아리 경험, 경제캠프 보조교사 등 총 세 가지의 경험을 나열했다. 교원그룹 인사팀과 서 상무는 모두 “구체적으로 도전했던 경험이 뭔지 파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원그룹 인사팀은 “어떤 대외활동을 했는지는 이력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며 “경험과 관련된 구체적인 성과를 써서 직무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 상무는 “주어진 상황에서 나만의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쓰고, 이런 경험이 어떻게 진로 결정에 영향을 줬는지 세세하게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씨 역시 2번 문항에서 글로벌 경제캠프 때 행사 진행자로 활동했던 경험을 쓰다 이런 함정에 빠졌다. 교원그룹 인사팀은 “행사 진행 자체는 잡지 편집자로서 갖춰야 할 편집 능력과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 상무는 “지원회사의 일과 업무를 이해했다면 본인의 능력으로 더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았을 것”이라며 “회사에서 주로 맡길 편집 업무에 대한 지식과 능력에 대한 기술이 없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미영 상무는 자기소개서 첫 문장에 대한 팁도 제시했다. 김씨는 자소서에 교원그룹 잡지명인 ‘위즈키즈人’ ‘참여촉진자(facilitator)’ 등의 문구를 썼다. 서 상무는 “첫 문장으로 시작할 땐 자신감 있게 바로 근거를 명확하게 소개해주는 게 좋다”며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어려운 단어 대신 간단하고도 명확한 단어를 써서 주목을 끌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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