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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줄기세포로 원숭이 심장 살렸다

중앙일보 2014.05.01 02:00 종합 16면 지면보기
미국·호주 공동연구진이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원숭이의 손상된 심장근육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생쥐나 쥐, 기니피그 등을 이용한 실험은 있었지만 사람과 같은 영장류에 속하는 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심근경색·협심증 등 허혈(虛血)성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미국 워싱턴대 심혈관생물학센터 찰스 머리 교수, 호주 웨스트미드병원 제임스 충 박사 등 공동연구진은 30일(현지시간) “사람의 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시킨 심근 세포를 심근경색을 앓는 원숭이에게 이식했으며 이식된 세포가 원래 세포와 결합해 정상 기능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 인터넷 판에 실린 논문을 통해서다. 배아줄기세포는 인체 내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세포를 말한다.


미국·호주팀 영장류에 첫 이식
세포 주입 석 달 만에 40% 재생
부정맥 보완 땐 사람 적용 가능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먼저 돼지꼬리마카크(아시아에 사는 긴꼬리 원숭이)의 좌심실에 풍선이 든 가는 관(카테터)을 삽입해 심근경색을 일으켰다. 이어 2주 뒤 괴사(壞死)한 심장근육 부위에 줄기세포로 만든 심근 세포를 회당 10억 개 이상 주입했다. 이식된 세포는 원래 세포와 결합해 근육을 만들었고, 석 달 뒤에는 경색이 왔던 부위의 약 40%가 재생됐다. 심장의 수축·이완을 일으키는 전기적 신호전달(electrical coupling)도 주변 조직과 일치했다.



 하지만 예상 못 한 부작용도 일부 나타났다. 연구진은 “쥐 등 설치류에게선 볼 수 없었던 부정맥(不整脈) 현상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김정범 울산과학기술대(UNIST) 한스쉘러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영장류에 심장 세포를 이식하는 데 성공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부정맥 발생을 막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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