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달재 화백, 시인·수묵화가 판쉐이
베이징서 30여 점 합작 전시회
"정중동(靜中動) 고중신(古中新)"
- 어떻게 그림과 시를 융화시킬 생각을 했나.
“난 항상 ‘정중동(靜中動) 고중신(古中新)’을 추구한다. 고대 문인화에 수록된 시는 그림에 대한 단상이자 철학이다. 내 그림을 중국 시인이 해석했으니 작품은 그림이고 시이기도 하다. 그게 창조 아닌가.”(허 화백)
“수년 전부터 변하되 전통을 넘지 않는 허 화백의 그림을 보면 시상(詩想)이 떠올랐다. 그걸 그림에 올렸을 뿐이다.”(판 시인)
- 작품 철학은.
“동양 철학이다. 그러나 그 철학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려면 전통에 근거해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그래야 작품에 화가의 품격이 융화된다.”(허 화백)
“내 취미는 음악이고 여행이고 독서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래서 내 작품에는 중국 전통을 추구하되 서양화와도 맞닿아 있다. 일종의 ‘사상 해방’이라고나 할까.”(판 시인)
판 시인은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영화 주제곡 가사를 직접 쓰기도 한다. 그의 수묵화는 동양화를 모델로 하되 필법은 서양화를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요즘 한·중 미술계는.
“서양화 세상이라 동양화 설 자리가 없다. 동양화가들의 창조성 부족 탓이다. 이번 합작 모델이 새로운 문인화의 부흥으로 이어졌으면 한다.”(허 화백)
“과거의 틀에 안주하는 화가들이 많다. 앞으로 허 화백과 함께 한·중 새로운 문인화 세계를 추구할 생각이다. 물론 뿌리는 전통에 두고.”(판 시인)
두 화가는 10여 년 전 한·중 작품 교류전 등을 통해 예술 철학을 공유했고 매년 상호 교류전을 통해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베이징=글·사진 최형규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