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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의 중국읽기] 중국은 '깨지기 쉬운' 나라인가

중앙일보 2014.04.29 11:35
 ◆둔필승총(鈍筆勝聰)이란 말이 있다. 무딘 붓이 총명함보다 낫다는 이야기다. 책을 보고 며칠 지나면 알갱이는 흩어지고 잔상(殘像)만 남는다. 그래서 몇 자 옮겨 적기 시작했다.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제9화>『판도라의 상자 중국』 (2013년 2월, 수잔 셔크 지음, 미래M&B)



♨ 이 책의 원제는 『China Fragile Superpower』다. 우리말로 하면 ‘깨지기 쉬운 강대국 중국’ 정도라 할 수 있다. Fragile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이사할 때 안에 그릇 등 깨지기 쉬운 물건이 있으니 조심조심 다루라는 의미에서 포장용 박스에 많이 쓴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깨지기 쉽다고 수잔 셔크는 말한다. 왜 깨지기 쉬운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더 이상 중국 정치체제의 정당성을 제공하지 못한다. 또 개혁개방 이후 30여 년 동안의 압축 성장과정에서 축적된 모순, 즉 부패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의 선거로 뽑힌 인물들이 아니라 합법성이 결여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모순이 심해지면 국내정치가 불안해지고, 이를 강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배타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정책을 추진하면 중국에 정말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주장은 미국 사회에 강렬한 영향을 줬다. 미국에서 온 여러 사람이 이 책의 유용성을 언급한 기억이 난다. 한국에는 뒤늦게 번역된 감이 있지만 미국이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좋은 길잡이다.



☞ “역사는 우리에게 부상하는 세력들은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가르친다. 고대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아테네의 부상이 주변 국가들 사이에 두려움을 일으켰고, 이 두려움이 결국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와 부상한 독일과 일본도 두 번의 파괴적 세계대전을 일으킨 원인이 되었다. 중국과 미국은 21세기에 적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인가?...심각한 위험은 중국의 힘이 세질수록 미국이 중국을 오판하고 잘못 대응함으로써 적대적 관계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것이다” (6쪽) (촌평: 부상하는 세력 중국과 기존 강국 미국과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게 많은 미국인들의 생각이다. 이는 흔히 중국위협론으로 포장된다. 중국은 이런 미국의 논리를 깨뜨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시진핑 시대 주장하는 게 신흥 세력과 기존 강국 간의 피할 수 없는 충돌을 피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대국 관계인 신형대국관계다)



☞ “중국은 현재 19세기 이래 경제적으로 강해졌고, 국제적으로는 더욱 안전해졌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국내적으로 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새로운 초강대국일지 모르지만, 취약한 초강대국이다. 따라서 중국이 우리에게 가져올 가장 큰 위험성은 중국의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아니라, 중국 내부의 취약성에서 비롯될 것이다. 미국이 만약 중국 지도자들을 자극하는 그 두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미국은 중국과의 충돌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모든 정치인들이 그런 것처럼, 중국의 지도자들도 자신들의 정치적 존망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9쪽) (촌평: 이 책을 관통하는 논리인 깨지기 쉬운 중국이라는 주장이 이 대목에 들어 있다)



☞ “중국의 지도자들에게 가장 끔찍한 악몽은, 실직 노동자들과 가난에 찌들린 농민들, 그리고 학생들로 구성된 불만 세력들이 민족주의적 열정으로 똘똘 뭉쳐 체제에 저항하는 전국적 시위 운동을 감행하는 것이다. 중국의 과거 역사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왜 이러한 시위에 두려움을 갖는지 타당한 이유를 제시한다. 중국의 과거 두 왕조는 민족주의적 혁명 앞에 무너졌다.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내지 못한 지도자들을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운동으로 1911년에는 청조가, 1949년엔 중화민국이 중국 대륙에서 패퇴했다” (10쪽)



☞ “1989년의 위기 이후, 중국의 지도자들은 그들이 ‘사회안정’이라고 부르는 것에 병적으로 집착하게 되었다. 그들은 질서와 번영을 유지하기 위해 공산당의 통치가 필수불가결하며, 중국과 같이 큰 나라는 공산당의 일당지배 없이는 내전이나 혼란 속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완곡어법으로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11쪽)



☞ “중국은 역사학자 폴 케네디가 묘사한 새롭게 부상하는 강대국의 전형적인 패턴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경제적 부는 일반적으로 군사력을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며, 군사력은 경제적 부를 획득하고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13쪽)



☞ “이름난 산유국들에 의해 공급되는 에너지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나라에 선점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은 국제사회가 기피하는 나라들에 진출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수단, 베네수엘라, 이란, 그리고 버마 같은 나라들에 접근함으로써,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이들 나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는 불매운동과 경제적 지렛대의 효과는 반감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중미관계의 새로운 마찰 요인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34쪽) (촌평: 중국이 왜 국제적으로 명성이 나쁜 나라의 자원에 관심을 갖게 되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구입하는 것은 미국을 궁지로 몰기 위한 것도 아니고 미국을 도와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인민폐의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외화를 매입하는 것이다. 미국 국채는 외환보유고에 있어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기 때문이다…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세계 최강의 나라가 세계 최대의 채무국이라는 사실은 아주 해괴한 일’이라고 평했다” (38~39쪽)



☞ “중국인들은 치부(致富)하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과 재능이 필요한 게 아니라 권력을 이용한 부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여전히 경제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와 정치권력은 밀접하게 얽혀 있다” (46쪽)



☞ “자오쯔양과 학생들에게 천안문 사건이 개인적 비극이었다면, 당 지도자들에게 이 사건은 ‘당과 국가의 생사가 걸린 전환점’이었다…그날 이후로 중국의 지도자들은 또 다른 천안문 사건이 발발하여 자신들의 정권을 전복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게 되었다…천안문 사건 이후 덩샤오핑은 자아성찰에 들어갔다. ‘중국의 문제 가운데,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하는 것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안정을 해치는 것은 그 무엇이든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든 걱정해서는 안 된다. 혼란의 징조가 나타나면, 그 즉시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덩샤오핑이 당부한 것처럼, 중국 공산당은 현재 정치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지도부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일련의 방안을 갖고 있다. 1) 당지도부의 분열이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 2) 대규모의 사회적 동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3) 군이 늘 당의 편에 서 있도록 한다. 이 세 개의 철칙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만약 1989년에 그랬던 것처럼 최고 지도자들 사이에 분열이 표면화된다면, 대중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리고 군대가 분열하거나 현 지도부를 버린다면 정권은 붕괴될 것이다” (54~57쪽)



☞ “중국의 정치체제에서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지도자들이 국제사회에서 과격하게 행동함으로써 국내적 지지도를 끌어올리려 할 때,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61쪽)



☞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지면서, 중국 지도자들은 학교 교육과 대중매체를 통해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족주의 정서를 부단히 고취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자오쑤이성(趙穗生)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민족주의의 재발견’이라고 명명한다” (91쪽) @중국 공산당의 생존전략(96~99쪽) (촌평: 중국 공산당이 왜 망하지 않고 장수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1)시위자들에 동조해주기=한 중국학자가 해준 말이다. ‘중국 정부가 대중의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은, 우선 그들과 같은 편에 서 준 다음, 상황을 바꿀 대책을 세우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폭동에 대응할 나름의 공식을 갖고 있다. 노동자들이나 농민들에 의해 시위가 발생하면 중앙정부는 공개적으로 시위대에 동조해주고 문제를 야기시킨 지방관리들을 견책한다. 그리고 적당히 문제를 얼버무리고 시위 주모자들을 구속한다.



2) 잠재적 반대세력 끌어들이기=중국 공산당은 사회와 경제 영역의 엘리트들을 흡수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 왔다. 그들이 정치적 도전 세력을 대표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당은 여전히 전국적인 시혜 기제를 독점하고 있다…1990년엔 1.2%의 대학생들만이 공산당원이었는데, 2003년엔 8%까지 증가했다…장쩌민 집권기에 중국 공산당은 사영 기업주들의 입당을 허용함으로써 정권에 대한 그들의 충성을 확보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를 미연에 방지하려고 했다.



3) 개인의 자유 확대하기=지난 25년 간 중국 공산당은 사회 생활에 대한 전체주의적 통제를 완화해 왔다. 정치와 무관한 것이기만 하면 안전 밸브를 열어 두어 부담을 줄이고자 했다. 중국인들은 비디오 게임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마음껏 둘러볼 수 있다. 검열관에 의해 걸러지고 차단되는 것은 정치에 관한 주제들뿐이다.



4) 탄압 강화하기=그러나 당은 정치에 관해서 만큼은 탄압을 유지, 강화해 왔다. 천안문 사건 이후 국가안전부, 공안부, 사법부, 그리고 군사적 성격을 지닌 인민무장경찰 등의 치안 조직들이 역량을 강화하고 경찰력이 현대화되었다.



5) 민중주의 약속하기=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인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소득격차를 줄이고 농민과 빈곤층을 돕는 ‘조화로운 사회(和諧社會)’를 만들어 가겠다는 약속을 내세우며 민중주의 노선을 천명하고 있다.



6)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민족주의 정서에 호소하기=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함으로써 중국 지도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위 가능성이 높은 실직 노동자의 수를 억제하려 한다. 공산당 입장에서는 민족주의를 통해 대중을 결속시키는 것이 반대파를 끌어들이는데 도움이 된다. 이 두 가지 핵심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외교정책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다”



☞ “페이민신(裵敏欣) 교수가 말하듯이, 중공 정권은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며 권력을 확고히 할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때문에 그들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고 위로부터의 민주화를 감행할 필요성을 조금도 느끼지 못한다. 내부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근본적인 정치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100쪽)



☞ “(중국에서) 대중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외교정책 사안은 매우 상징적으로 다루어지는 측면이 있다…즉, 일본은 자신들의 역사적 죄과에 대해 속죄해야 한다는 원칙, 대만은 ‘하나의 중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원칙,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항해야 한다는 원칙 등에 대한 고수를 말한다” (112쪽)



☞ “중국 공산당 내에서 조직부와 선전부, 두 조직은 성역이다. 최고 지도자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 두 조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122쪽)



☞ “1989년 천안문 광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시위와 당시 100여 개 도시에서 연이어 벌어진 군중시위는 팩스 때문에 촉진될 수 있었다고 한다. 1999년 파룬궁이 기획한 연좌농성은 이메일과 휴대전화를 통해 조직되었다. 2005년의 반일 시위는 어떤 분명한 리더십과 조직의 선동이 없는 상황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 인터넷 사이트와 이메일, 그리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의해 불가사의하게 촉발되었다” (150~151쪽)



☞ “중국 관광객들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현대화되기 전에 얼마나 궁색한 생활을 했었는지 향수를 되살리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다고 한다” (182쪽) (촌평: 참 슬픈 현실이다)



☞ “중국 학자들은 1996년부터 상호 신뢰, 상호 이익, 평등 및 협력의 원칙에 근거한 새로운 안보개념을 면밀하게 발전시켜왔다. 이 새로운 안보개념은 현실 정치와 군사력에 기반한 전통적이고 냉전적인 안보관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목적은 중국 다자주의 외교에 대한 규범적 정당성을 제공하고 군부와 관료조직, 그리고 학계 내에 자리잡고 있는 회의론자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 새로운 안보개념은 중국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제로섬(zero-sum)’적인 안보관을 상호 ‘윈윈’하는 안보관으로 대체하도록 만들었다. 1999년 장쩌민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엔 군축위원회(United Nations on Disarmament)에서의 연설에서 ‘군사동맹과 군비증강에 기반한 구안보관’과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신안보관’을 구분 지었다” (187~188쪽)



☞ “중국은 위협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자주의를 촉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세기에 자신과 마찬가지로 부상 세력이었던 미국으로부터 교훈을 얻으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지도자들은 유엔과 같은 국제 레짐을 설립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손발을 묶는 길을 택했다. 그들의 선견지명은 딱 들어 맞았다. 즉, 미국이 국제기구들의 규칙을 준수한다면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힘이 세지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192쪽) (촌평: 중국이 왜 유엔의 틀 속에서 움직이려 하는지에 대한 좋은 설명이다)



☞ “국제 에너지 시장의 후발주자인 중국은 안정되고 평판이 좋은 나라들의 질 좋은 석유와 가스 자원의 대부분을 손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석유 생산국의 국영기업이나 서구의 석유회사들이 이미 그것을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 정부의 제제조치로 미국 회사들이 접근할 수 없는 수단이나 이란과 같은 나라들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203쪽)



☞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정당성은 사실 1945년 항일전쟁의 승리에 기반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신화 또한, 마오쩌둥과 공산당의 지휘 아래 중국인들이 어떻게 일제에 항거하여 50년 동안의 잔악하고 굴욕적인 압제를 벗어버렸는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49년 이래로 중국의 교과서와 선전물은 끊임없이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고 중국이 얼마나 영웅적으로 일본을 무찔렀는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주입해 왔다…자신감이 떨어지는 지도자일수록 반일 민족주의 정서를 부추긴다. 장쩌민은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보다 일본에 훨씬 더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213쪽)



☞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정융녠(鄭永年) 교수는 민족주의를 사용하는 것이 체제에는 이익이 되겠지만,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멈춰야 한다’고 말한다. 1960년대 한국에서는 독재정권이 일본 문제 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국민들이 불만을 품고 시위가 일어났는데, 이것이 민주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동일한 일이 중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213쪽)



☞ “최근까지는 일본에 대한 대중의 반감을 자극하는 일이 미국이나 대만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는 것보다 안전한 편으로 여겨졌었다. 미국이나 대만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초강대국과 일전을 벌이도록 만들 수 있지만, 일본에게 감정을 발산하는 것은 별다른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중국인들이 많다…하지만 일본과의 관계를 악화시킴으로써 국내적 지지를 얻어내는 일은 일본 내에 반발세력이 형성되면서 조금씩 위험스러워지고 있다. 중국이 점점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면서 일본 국민들은 고이즈미 총리와 같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정치 지도자들을 지지하게 되었다. 중국으로부터 오는 위협을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국민들은 ‘평화헌법’의 개정과 방위능력의 강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14~215쪽)



☞ “한 (중국) 신문사의 편집장은 이렇게 얘기했다. ‘중국인에게 일본과의 관계는 ‘애국심의 문제’이지만, 미국과의 관계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게 무엇을 양보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입니다’. 한 네티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강도를 이렇게 표현했다. ’만약 중국이 대만과 전쟁을 한다면 내 월급 한달 치를 기부할 것이다. 미국과 싸워야 한다면 월급 일년 치를 내겠다. 그러나 일본과 전쟁이 일어난다면 내 생명을 내놓을 것이다” (225쪽)



☞ “중국이 희망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력이 더욱 강성해지는 동시에 대만이 경제적으로 점점 더 중국에 의존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대만이 잘 익은 자두처럼 중국의 무릎에 떨어지는 것이다. 선택의 순간이 되면 중국은 대만에게 암묵적인 위협과 함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할 것이다. 대만의 지도자들은 통일을 협상하는 것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승자 없는 충돌을 피하기 위한 협상안을 추구할 것이다” (288쪽) (촌평: 중국에 경제적으로 예속 당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대만 학생들의 최근 대만 의회 점거 농성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다)



☞ “중국의 전략 핵탄두 미사일의 수량은 소량(핵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의 경우 약 20기 정도로 추정)이기 때문에 중국의 전략가들은 소규모 차원의 국가미사일방어체계라 할지라도 두려움을 가질 수 있었다. 중국의 2차 핵 공격 능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론상, 미국은 선제 공격을 통해 중국의 핵무기를 대부분 훼손할 수 있다. 그리고 난 후 국가미사일방어체계를 작동시키면 미국은 파괴시키지 못한 중국의 핵무기로부터 국토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중국을 확신시킬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중국의 입장에선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실제로 그들을 겨냥한 위험한 무기와 다를 바 없다” (363쪽) (중국은 왜 한국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에 가입하려는 것에 대해 그토록 반대인가에 좋은 설명이 된다)



☞ “로버트 졸릭 전 국무부 부장관은 2005년의 한 연설에서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이해관계자(stakeholder)’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 또한 그 표현을 채용했다. 그들의 의도는 중국이 만약 책임 있게 행동한다면 미국이 중국과 권력을 나눠 가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었다. 그러나 일부 중국의 전문가들은 그 개념을 전지구적 치리의 부담을 전가함으로써 중국의 부상을 늦추려는 미국의 책략이라고 해석했다” (375쪽)



☞ “중국의 내부적 취약성은 우리를 안심시키지 못한다. 중국의 급성장하는 국력보다 중국 내부의 취약성이 오히려 더 큰 위험요인이기 때문이다. 공산당의 통치 정당성 부족과 위기의식은 지도자들을 무모하게 행동하도록 만들 수 있다. 대만이나 일본과 연결된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더욱 그럴 것이고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도 불사할 수 있다. 만약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내부 문제가 증가하면 중국의 지도자들은 ‘꼬리로 몸통을 흔들고 싶은(wag the dog)’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377쪽)



☞ “일부 낙관적인 중국인들 중에는 심지어 중미관계가 영미관계처럼 긴밀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즉, 중국이 아시아를 이끌고 미국은 세계를 이끄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공산주의 체제로 남아 있는 한, 양국 간에 그렇게 완벽한 조화를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은 아시아의 주요국인 일본, 러시아, 인도 등이 중국과 지역 내 리더십을 분담하길 기대한다” (400쪽)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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