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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웅의 오! 마이 미디어] 입맛에 맞는 뉴스만 '좋아요' 누르는 SNS 정보 편식은 어쩌나

중앙일보 2014.04.29 00:24 종합 14면 지면보기
뉴스에 살짝 미친 사람들이 있다. 뉴스를 보고 또 보는 이들을 말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소식을 찾아보고 이미 알고 있는 소식도 한 번 더 확인한다. 인터넷은 이렇게 살짝 미친 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뉴스를 거의 무한 공급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소셜미디어 또는 교류매체를 이용해 뉴스를 보는 사례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친구와 지인들 간에 소식을 주고받는 일은 인간의 오래된 관습이다. 혹은 소식을 정기적으로 교류하며 공통의 관심사를 확인하는 이를 친구라 부르는지도 모른다. 인터넷 교류매체 덕분에 시공간을 넘나들며 대량으로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 퓨 연구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 남녀의 64%가 페이스북을 이용하며, 그중 47%가 뉴스를 페이스북에서 받아 본다고 한다. 방문자 수로 따지자면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에 접속하는 수가 검색엔진을 통해 접속하는 수에 육박한다.



 한국의 통계를 보아도 교류매체를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이가 많다. 언론진흥재단의 최신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 남녀의 22%가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교류매체에서 1주일에 1회 이상 뉴스를 본다. 이는 전체 교류매체 이용자의 약 40%에 해당한다.



 이런 새로운 뉴스 이용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애초에 친구나 지인으로 등록한 이들이 ‘좋아요’라고 칭찬한 뉴스를 소개받게 된다는 점이다. 요컨대 친구와 지인들이 나를 위해 뉴스를 편집하는 필터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뉴스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낳는다. 친구가 찍은 꽃사진과 지인의 일상사 사이에 뉴스가 끼어서 전달되기 때문이다. 뉴스란 애초에 ‘일상에서 벗어난 이야기’인데 교류매체 내에서 뉴스는 일상사와 얽혀 있다. 교류매체 이용자들 중에는 ‘뉴스에 살짝 미친 이’가 많으며 이들은 결국 신문과 방송으로도 뉴스를 본다. 그러나 교류매체를 통해서만 뉴스를 본다면 우려할 만한 일이 생길 것이다. 무엇보다도 좋아할 만한 뉴스 이외에 필요한 뉴스를 접할 기회가 제한된다. 뭔가 새로운 것을 우연히 발견할 기회도 줄어든다.



그래서 그런가, 페이스북은 최근 뉴스를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만드는 서비스를 발표했다. 그 이름도 의미심장하게 ‘페이퍼’다. 그 인터페이스의 직관성과 조작성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그런데 요점은 정작 따로 있다. 친구로부터 뉴스를 추천받는 것은 물론 친구들에게 쉽게 뉴스를 추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통적 언론매체에도 도움이 되는 설계라고 할 수 있다. ‘페이퍼’는 오래된 신문을 갈아치울 의도로 기획한 서비스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이용자 기준으로 보면 아예 새로운 뉴스 환경을 만들어낸다. 이런 의도가 얼마나 성공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나같이 ‘뉴스에 살짝 미친 자’들에게는 일단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미래의 뉴스가, 친구와 교류하는 일과 완전히 통합된다면 나는 거부할 것이다. 친구와 교류는 항상 좋은 일이지만, 누가 결국 좋은 친구인지는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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