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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병언 일가-침몰 참사 연결고리 규명해야

중앙일보 2014.04.28 00:01 종합 34면 지면보기
검찰이 세월호를 운영하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전 세모그룹 회장)씨 일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유씨 일가의 부실 경영이 세월호 참사의 배경이라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은 단순히 국민들의 분노를 해소하는 차원에 그치지 말고 세월호 침몰과의 구체적 연결고리를 밝혀내야 할 책임이 있다.



 유씨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해외에 체류 중인 유씨의 차남과 두 딸 등에게 29일까지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유씨도 이르면 이번 주 중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유씨와 관련된 회사를 담당해 온 회계사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유씨 일가의 비자금 조성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와 같은 전방위 수사에 대해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과 혈세가 투입된 구조비용의 구상권 청구를 위해서도 유씨 일가의 정확한 재산 규모, 조성 경위, 사용처를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유씨 일가 의혹과 침몰사고의 연관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씨 일가가 청해진해운 등을 실질적으로 경영했고, 그들의 부실 경영이 침몰사고의 원인이란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면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부실 운영은 이미 기정사실이 돼 있다. 세월호는 규정보다 2~3배나 많은 화물을 적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균형을 잡기 위해 배에 채우는 평형수를 덜 채운 것이 세월호가 복원력을 잃고 침몰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청해진해운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선장 등 선박직 선원 다수를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뒤 무리한 운항을 해왔다.



 이 같은 부실 운영은 유씨 일가가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면서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 경영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씨 일가가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 3곳을 통해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검찰 조사에서 포착됐다. 이와 함께 영농조합을 활용해 전국 곳곳에 부동산을 위장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유씨는 ‘아해(Ahae)’라는 예명의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사진을 청해진해운 등 관계사에 팔거나 프랑스의 한 마을을 통째로 사들이기도 했다.



 유씨 측이 “전 재산인 100억원을 내놓겠다”며 배짱을 부리는 것이나, 우리 사회 일각의 “무조건 처벌하라”는 식의 감정적 대응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검찰은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유씨 일가의 행동들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낳았는지를 낱낱이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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