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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소한 지분 차이, 언제든 역전 가능 … 경영권 분쟁 여지

중앙선데이 2014.04.27 01:12 372호 18면 지면보기
표면적으로 롯데그룹의 후계구도는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그룹의 모태인 일본 사업을, 차남 신동빈 회장이 한국 사업을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분 관계와 주식 매입 움직임을 들여다보면 그리 명쾌하지 않다.

장남 신동주 부회장-차남 신동빈 회장 미완의 후계구도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지분 13.46%를 소유해 1대 주주에 올라 있다. 그러나 신동주 부회장도 13.45%를 보유해 차이가 크지 않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한 0.93%의 향방에 따라 1대 주주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 롯데호텔이 8.83%,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0.74%를 소유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롯데쇼핑 다음으로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으면서 롯데쇼핑의 3대 주주인 롯데호텔의 최대 주주가 신동주 부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라는 점이다.

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제과 등 전(全) 계열사에 대해 두 사람이 가진 지분 총액도 신 회장과 신 부회장 간에 120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 부회장이 최근 계열사 지분 매입에 나서자 “경영권 분쟁의 전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처럼 ‘언제든 역전 가능한 불안한 지분 구조’에서 비롯됐다.

후계 구도와 관련해 롯데쇼핑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기업은 롯데제과다. 롯데제과는 그룹의 모태 기업 격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그룹 내에서 다른 계열사와 순환출자 고리로 다양하게 엮인다. 경영분석 전문가인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롯데그룹 내에는 51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가 있는데 이 가운데 롯데칠성음료가 24개로 가장 많이 엮이고 그 다음으로는 롯데제과가 12개 고리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의 지분 확보가 그룹 장악력을 높이는 데 있어 상징성·실효성을 모두 갖는다는 얘기다. 실제 신격호 총괄회장도 두 아들과 계열사에 꾸준히 지분을 증여해 왔지만 롯데제과 지분만큼은 아직도 두 아들보다 월등히 많은 9만7057주(6.83%)를 보유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최근 롯데제과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230주, 19일 226주, 20일 112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총 5만3574주(3.77%)를 확보해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주식 7만5850주(5.34%)와의 격차를 2만2276주(1.57%)로 좁혔다. 신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8월~올해 1월 사이에도 롯데제과 주식 3556주를 매입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6월엔 신동빈 회장이 사재를 털어 롯데칠성음료 7580주(99억6770만원)와 롯데제과 주식 6500주(100억2300만원)를 사들였다. 신 회장이 롯데칠성음료 주식을 매입한 것은 2003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어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미도파와의 합병에 따라 상호출자 문제가 생겼고 이를 해소해야 했다”며 “오너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 매입을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신 부회장 측은 공격적으로 롯데제과 주식을 매입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롯데 2세들의 지분 매입 경쟁은 재점화될 여지가 여전히 크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 롯데는 83조원 규모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의 13분의 1에 불과하다”며 “총괄회장이 90대의 고령인 점, 명쾌하게 정리되지 못한 지분 관계 등을 감안하면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 간 신경전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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