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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FOCUS] 러시아, 크림에 2조9000억원 쏟아부을 준비

중앙일보 2014.04.25 00:02 4면 지면보기
크림의 한 기차역 부근에 있는 우크라이나 탱크에 아이들이 올라가 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 반도에 있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충성하는 부대의 장비는 우크라이나에 넘기라고 지시했다. [알렉산더 류민]


4월 21일, 크림 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된 지 한 달이 됐다. 많은 이들은 이제 크림 반도 병합이 기정사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게 됐다. 정부에 대한 태도와 상관없이 러시아 국민 대부분은 크림 반도의 귀환을 지지했다.

크림 반도 병합 한 달, 굳히기 하는 크렘린



크림 반도의 주민 수천 명은 러시아 패스포트(신분증)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수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아무도 불평을 않는다. 심페로폴의 한 연금생활자는 “곧 내 손에 조국의 작은 조각 하나가 들어올 것이라는 느낌이에요, 이게 가장 중요하죠”라면서 “사람들은 이것을 이만큼 오래 기다리고 바라 왔어요. 이미 오랫동안 고통받고, 고생했죠. 이제 러시아 패스포트를 받는 일만 남았네요”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러시아는 앞으로 나아가는 국가입니다. 우리는 러시아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을 코너에 몰아넣었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안타깝지만 사실입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영향력 있는 러시아 야권인사 중 한 명인 방송인 블라디미르 포즈네르는 자신의 공식 사이트에 ‘모든 사태에서 서방이 보여준 믿기 힘들 정도의 적극성은 우크라이나 인권 보호 노력과도, 우크라이나의 완전성 유지에 대한 우려와도 전혀 관계가 없다. 이는 지정학적인 전략적 이해와 관련된 것이다’고 썼다.



포즈네르는 아울러 “지난 20년간 미국은 캅카스와 중앙아시아, 중동과 동유럽 등 전통적인 러시아 세력권에서 러시아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며 “러시아는 대응할 힘이 없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절대로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위치를 차지하려는 미국의 열망”이라고 썼다.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나라이며 우크라이나인들이 ‘우리’ 사람들이라는 깊은 심리적 확신이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주장했다.



크림 반도 병합은 대조국전쟁 이후로 볼 수 없었던 국민의 결집과 애국심 고취를 불러일으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도 치솟았다. 그가 대통령으로 집권한 총 기간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에 이르렀다.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1월에는 지지율이 65%였으나, 크림 사태 직후에는 8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한편에선 현실적인 걱정도 대두된다. 국민 사이에서는 수없이 고난을 겪어온 이 반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는 문제가 매우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보조금 지원 지역으로 있는 몇 년 동안 크림의 인프라와 산업은 황폐화되고 쇠락했다. 현대화 재원은 어디에서 마련하나? 이는 러시아 국민 복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따라 크렘린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크림 안정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4월 17일에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들 문제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현재 크림은 관광지이자 휴양지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크림 반도의 산업·농업 잠재력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조선 및 선박수리 산업, 항만 인프라를 포함한 전도유망한 인프라도 있다. 자유경제구역도 러시아 자본이 일종의 특혜를 받으면서 크림 지역과 세바스토폴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며 이를 통해 발전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에 따르면 지역의 지원을 위한 정부 비축금이 2014년 2450억 루블(7조1300억원) 확보돼 있고 그 가운데 크림 반도 프로그램 보조금으로 나가는 비용은 1000억 루블(2조9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다른 국가프로그램에서 예산을 가져올 필요는 전혀 없다.



그는 “크림 반도 주민 지원을 위한 모든 일들은 정부 비축금으로 해결될 것이고 러시아의 사회 프로그램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1일 크렘린에선 국가위원회와 민족사업 대통령 위원회가 열렸다. 공산당의 주가노프 당수와 자유민주당의 지리노프스키 당수도 참여했다. 크림 연방관구 세르게이 악쇼노프 전권대표와 크림 및 세바스토폴 대표가 처음으로 크렘린 궁에서 열린 국가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크림 반도에 거주하는, 크림 타타르족을 포함한 여러 민족의 권리회복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크림 반도에 사는 몇 십만 민족에게 추방 70년 만에 역사적 권리를 회복시켜주는 상징적 조치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 타타르족, 아르메니아계, 불가리아계 민족 등 스탈린에게 억압받은 민족의 정신과 사회적 지위, 역사적 정당성을 복권할 종합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크림 통합을 위한 상징적 조치다. 한 크림 타타르 민족 운동가는 “이제 민족 투쟁에서 벗어나 크림반도 빌전과 민족 발전, 문화·경제·정치 발전에 힘쓸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불가리아 문화센터 대표는 “불가리아계 민족은 1802년부터 이곳에 정착해 200년 이상 거주했다. 그러다 1944년 국가 명에 따라 이곳에서 추방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크림 지역의 농업단지 발전과 농촌의 복지 정책에 대한 정책을 발표했다. 국가위원회 회의의 안건이었던 ‘러시아 농촌 발전’은 크림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크림 반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도밭이 있음에도 최근 20년간 크림 반도의 농업분야는 계속 후퇴했다. 악쇼노프 전권대표는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뒤 50개가 넘는 주거 지역이 지도에서 사라졌다. 남은 지역의 발전도 의문이었다. 일자리도 없고 땅도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촌에는 집·도로·일자리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빠져나간다. 악쇼노프에 따르면 농촌 인구가 2000년보다 300만 명 줄었다. 이는 노보시비르스크와 예카테린부르크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다. 푸틴 대통령은 “어떤 시골 마을은 발전 중단 상태”라고 했다.



임시로 크림 수장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크림 병합에 따라 러시아에는 많은 농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크림엔 농촌 거주지가 947곳, 농촌 지방자치기구가 243개 있으며 여기에 크림 자치공화국 인구 약 37%가 거주한다. 농경지 총 면적은 185만㏊로 그중 경작 가능한 농지의 비율은 49%다. 목초지는 43만3000㏊, 다년생 작물 재배지, 과수원 및 포도밭, 유지작물 재배지가 약 7만6000㏊다.



그러나 광대한 신규 재산과 함께 러시아는 크림 반도의 가스공급 시스템 및 수도관 개선 같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수도관은 현재 망의 1/3이 붕괴 직전 상태다. 인구 유출, 유치원 및 병원 부족, 인프라 문제까지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들 문제에 대한 대책도 조만간 마련할 예정이다.



엘레나 김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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