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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 석학들 4차 북핵실험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

중앙일보 2014.04.22 19:30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된 22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하는 '2014 아산플래넘:역사의 미래'에 참석한 미·중·일의 석학들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각국이 처한 입장에 따라 해법은 달랐다. 플래넘과 별도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의 의견을 들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북한 행동을 예측하기 힘들기에 도발가능성에 대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할 경우 얻는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다 잃을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은 북한 지도층의 비이성적 행동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핵실험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묻자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금수조치 외에도 금융거래 등 여러 영역에 대한 제재 모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으로 미사일방어망(MD)을 언급했다. 그는 “미사일방어망은 합법적인 자기방어수단이다. 동시에 불확실성이 큰 북한에 대항해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하고 검증된 조치”라고 강조했다. 미사일방어망이 중국의 우려를 살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 미사일방어망의 규모나 크기로 볼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적극적 대처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 도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북압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이 북한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옌쉐퉁(閻學通)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북한의 핵보유는 정권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경우 중국이 불만을 내비치겠지만 문제해결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에 경제재제를 취해 북핵을 포기시킬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정권의 존망이 걸린 만큼 경제적 이유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중국의 북핵 통제 ‘레버리지’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지난 2년간 만남이 전혀 없었다”며 “이런 점만 봐도 중국이 북한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점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옌 소장은 “중국도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한다. 하지만 추가 핵실험을 막기 위해서는 6자회담 외에 실질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6자회담의 역할에 대해 “북한의 핵실험을 동결하는 기능은 할 수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까지는 나갈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결국 단계적으로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켜 북한 핵실험을 동결시킨 후 체제보장이라는 정치적 프로세스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야마구치 노보루 방위대 교수(山口昇)도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한·미·중·일·러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정이겠지만, 정작 북한은 잃을 것이 없다”며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관련국들이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문제에서)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가장 중시하고, 일본은 중거리 미사일을 위협으로 고려하는 것처럼 안보 우선순위의 견해차가 있다”며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이슈를 희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둘러싸고 미국의 ‘비확산 정책’, 중국의 ‘한반도 안정화’, 일본의 ‘중거리 미사일 위협’, 러시아의 ‘경제협력’, 한국의 ‘통일’ 등 각국의 우선순위 이슈가 충돌하는 상황을 지적하는 것이다.





야마구치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정보공유’를 강조했다. 한ㆍ일 혹은 한ㆍ미ㆍ일간 정보교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야마구치 교수는 “정보교류를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든 한일간 국방ㆍ방위 공조를 진전시킬 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일본도 지난해 정보보호법이 만들어진 만큼 정보공유의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또 “지역 안보에서 한일 관계는 핵심적이기에 과거사의 감정적 문제를 협력을 통해서 극복하고 양국간 관계를 개선해야만 안보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중ㆍ일의 역사논쟁

옌 소장과 야마구치 교수는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에 있어서는 첨예한 차이를 보였다. 옌 소장은 “북핵문제와 함께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에 대한 그릇된 태도가 동아시아를 위협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만 100여명의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며 “이는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자행한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옌 소장은 “아베 총리는 전쟁의 서막을 열 집단적 자위권을 부활시키기 위해 헌법개정이라는 목표를 추진 중”이라며 “헌법개정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일본 국민들에게 주변국에 위협받는 이미지를 만들며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를 방관하고 있다”고 했다.





야마구치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야마구치 교수는 “일본이 과거를 돌아보는데 재능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교육제도의 문제”라며 “국제적 문제라기 보다는 국내적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본 내에서 민족주의 우파라고 해도 ‘과거로의 회귀’에는 반대하고 있다”며 “일본인의 역사관이 극단에 서 있는 경우가 있지만 진실한 역사는 중간에 있다”고 말했다. 2차대전 후 일본내에서 자학적 역사관에 대한 반대급부로 역사수정주의가 나오긴 했지만 주변국 관계를 악화시킬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베 총리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아베 총리가 인기가 없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일본 관점에서 아베 총리는 때로 실수를 하지만 빨리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총리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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