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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400년 전 … 풀어쓴 역사 실감나네

중앙일보 2014.04.22 00:21 종합 21면 지면보기
요즘 인문 출판계의 화제 중 하나는 명지대 사학과 한명기(52·사진) 교수가 쓴 『병자호란 1·2』(푸른역사)의 인기다. 6개월 만에 2만2000부가 팔렸다. 출판계의 전반적 불황 속에 인문서의 경우 1000부 팔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이례적인 ‘선전’이다.


한명기 『병자호란』 6개월에 2만부
"이야기 하듯 쉽게 쓴 문장이 비결"

 책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8일 오후 서울 필운동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역사학자의 대중적 글쓰기’를 주제로 『병자호란』 서평회가 열렸다. 영국사 전문가인 광주대 이영석 교수, 프랑스사를 전공한 수원대 이영림 교수가 토론자로 참가했다. 사회학자 정수복씨가 사회를 봤다.



 한 교수가 공개한 비결은 깊이와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였다. 그는 “당대의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이 한결같이 빠져 있는, 기존 병자호란(1636~37) 관련 서술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누가 읽더라도 문맥이 이해될 수 있도록 짧고 쉬운 문장을 쓰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병자호란은 명·청 왕조의 교체로 어지러웠던 400년 전 동북아 정세가 핵심 배경이다. 그런 배경이 21세기 중국의 부상과 그에 일본이 맞서는 요즘의 동북아 정세와 흡사해 책이 한층 실감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는 분석이었다.



 이영석 교수는 “책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처럼 읽히는 스토리텔링에 성공해 인기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영림 교수는 “조선 왕조가 처한 딱한 상황에 대한 묘사가 반복돼 지루한 부분이 있지만 복잡한 역사적 사실을 쉽게 풀어쓴 저자의 내공이 놀랍다”고 했다.



  한 교수는 “병자호란에 대한 학술연구서를 2009년에 먼저 낸 후 그를 바탕으로 대중적 시각으로 풀어서 이번 책을 냈다”고 했다. 독자 반응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병자호란』의 성공비결이라는 얘기였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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