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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천안함 괴담, 왜 세월호에도 생기나

중앙일보 2014.04.22 00:10 종합 29면 지면보기
경찰이 20일 진도대교에서 청와대로 향하던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저지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정용수
정치국제부문 기자
천안함 폭침 사건 때와 이리도 같을 수 있을까.



 침몰 장소의 거친 물살, 사나운 날씨로 인한 수색과 구조작업의 어려움뿐만이 아니다. 오해와 괴담이 확산되는 모습까지 똑같다. 심지어 훈련하던 미군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한 게 아니냐는 괴담까지 나돈다. 천안함 때 나왔던 괴담과 같은 버전이다. 그때도 한·미연합 독수리 연습에 참가했던 미 해군 잠수함이 천안함과 부딪혀 일본에서 수리 중이라는 괴소문이 돌았다.



 천안함 때와 달라진 건 정보와 소통의 부재가 더 심해졌다는 점이다. 4년 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직후 함정이 두 동강 나 침몰했는데도 보고가 늦어졌다. 군은 장병들을 구조 중이라고 공식 브리핑했다가 나중에 축소·은폐 의혹을 샀다. 이후에도 수색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보도에 혼선이 생겨 여러 루머가 생기자 군은 정례브리핑 외에도 수시로 브리핑을 했다. 심해잠수사 출신 장교를 파견해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토록 했다.



 당시 4년 전 천안함 현장에서 취재하고 보도하면서 수중에서의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 잠수사들의 생명줄과 같은 가이드라인(인도색)이 왜 필요한지, 500명이 넘는 잠수사가 왜 한꺼번에 작업에 투입될 수 없는지 연일 언론에 소개됐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를 알지 못한다. 정부의 친절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세월호 침몰 사건이지만 구조기관 간에도 정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심지어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해군도 해경 측에서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590억원을 들여 만들고 있는 최신예 구조함인 통영함 사건은 소통부재의 대표적 사례다. 통영함은 아직 완성되지 않아 군이 넘겨받지도 않았다. 그런데 파견하지 않았다는 지탄만 받았다. 군은 언론에 나온 이후에야 “지난해 10월 인도받을 예정이었지만 해군이 요구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조선소에서 보완 중”이라는 해명에 나섰다. 미리 한마디만 했으면 받지 않아도 될 사안에 뭇매만 맞았다.



 정부는 세월호에 몇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는지부터 오락가락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믿어달라”고만 한다. 잠수부 인원에서부터 선박탑승 인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루머와 괴담이 발생하는 까닭이다.



 결국 정부가 스스로 괴담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이 모르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해왔다. 당국자들이 아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란 막연하고 편의적인 생각들. 그것이 국민의 오해를 사고, 괴담을 키우고 있다.



정용수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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