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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팔아 30% 남는데 … 그 절반 떼어가는 배달앱

중앙일보 2014.04.22 00:05 경제 4면 지면보기
서울 풍납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창우(43)씨는 요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이야기만 들으면 화가 치민다. 인기 있다는 배달앱들 때문이다. 이씨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수수료다. 그는 “가뜩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힘들었는데 배달앱들의 영업행태가 도를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수료 높아 자영업자·앱업체 갈등
"중간 유통과정 하나 더 생긴 셈"
음식점들은 탈퇴하자니 장사 걱정
배달앱 "상인들 이익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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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이씨는 ‘배달의 민족’을 포함, 3개의 배달앱에 가게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배달의 민족의 경우 월 기본회비(광고료) 3만3000원에 주문 한 건당 13% 정도의 수수료를 낸다. 이씨는 “매출 마진이 30% 정도 되는데 거기서 3분의 1 이상을 떼는 셈”이라고 말했다. 배달앱을 활용한다고 전단을 돌리는 일도 그만둘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홍보마케팅을 하는 데만 이익의 3분의 2를 쓰고 있다. 그는 “다른 배달앱에선 20%가 넘는 수수료를 요구해 아예 가입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한국배달음식업협회 손동민 이사는 “일반적으로 배달음식점은 매출의 10% 한도 내에서 마케팅을 하는 게 정상인데 현재 잘나가는 앱들의 수수료는 이를 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업체의 횡포가 이씨와 같은 자영업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서울 강북의 치킨집 김모(45) 사장은 최근 한 배달앱의 이용후기란에 “무조건 광고서비스에 가입을 해야 하고 수수료까지 챙기는 건 과도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올렸다가 업체 임원의 전화를 받았다. “바로 글을 내리지 않으면 당신네 가게 배달중개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엄포였다. 김씨는 전화를 끊자마자 자신의 글을 내렸다. 그는 “워낙 지명도가 있는 앱이라 매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배달앱들의 높은 수수료와 영업방식에 대한 불만이 거세다. 수수료는 카드결제수수료와 부가세 등을 포함해 배달의 민족이 13.75%다. 고객이 주문을 넣으면 앱 콜센터에서 다시 음식점에 전화로 주문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배달통은 최근 이 시스템을 자동화해 11%에서 8.8%로 수수료를 내렸다. 요기요는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앱에 등록된 음식점들에 따르면 20%가 넘기도 한다. 요기요 박지희 부사장은 “서비스 시간대와 메뉴별 마진율 등을 종합해 수수료율을 가게마다 달리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다른 앱들은 광고료 명목으로 월 3만3000∼7만7000원을 받고 있다. 돈을 많이 낼수록 그 음식점을 잘 보이도록 배치한다. 박 부사장은 “결국 요기요나 다른 앱들이나 전체 수수료는 비슷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앱 업체들은 수수료가 결코 비싼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들 업체는 “전단 같은 지역별 오프라인 광고가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과정”이라며 “배달앱을 통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소상공인들에게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주들이 필요로 하지 않으면 이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것이 배달앱 업체들의 논리다.



 음식점 운영자들은 이런 설명에 더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박모(46)씨는 “어쩔 수 없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중간 유통구조를 만들어 이익을 취하면서도 불경기 탓에 신음하는 자영업자들의 입장은 되돌아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배달앱들에 내는 수수료를 보전해야 하지만 음식값을 올리기는 어려우니 재료값을 줄인다든지 음식 양을 줄이는 업체가 많아질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한편 배달앱 수수료를 낮추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배달음식업협회는 6월부터 자체 배달앱을 내놓고 수수료를 8% 이하로 책정할 계획이다. 배달의 민족과 배달통 측은 “주문 시스템의 자동화가 더 이뤄지고, 매출이 늘수록 수수료를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병주 기자



◆배달앱=주변 맛집을 검색하고 음식을 바로 주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2010년부터 급성장했다. 국내 톱3인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을 내려받은 경우는 총 2100만 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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