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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월 무역적자 14조6000억원

중앙일보 2014.04.22 00:05 경제 3면 지면보기
‘수출 강국’ 일본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21일 지난달 수출입에서 1조4463억 엔(약 14조6000억원)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수입이 1년 전과 견줘 18.1% 늘어나는 사이 수출은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세 인상(4월 1일)을 앞두고 사재기성 수입이 늘어난 반면 수출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문을 닫은 원자력발전소 탓에 대체연료로 석유·가스 수입도 크게 늘었다. 산케이신문은 “21개월 연속 적자에 3월 수치로는 최대”라고 전했다. 중국·유럽과의 무역에서 특히 적자를 많이 봤다.


원전 대체연료 수입 증가 등 영향
4년 연속 적자 피하지 못할 듯

 이날 재무성은 지난해 무역통계도 확정 발표했다. 지난해 무역적자는 총 13조7488억 엔. 2011년부터 3년 연이어 적자에다 해마다 규모까지 증가하는 중이다. 일본이 에너지 수입 전면 중단을 선언하지 않는 한 올해까지 4년 연속 무역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4년 이후에도 대규모 무역적자가 이어질 것”(니혼게이자이신문)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문제는 무역적자가 에너지 수입 증가로 인한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는 데 있다. 1970~2010년 사이 40년간 일본이 무역에서 연간 적자를 본 적은 오일쇼크 1차(73~75년)와 2차(79~80년) 때뿐이었다. 90년대 후반 아시아 전역이 외환위기로 휘청거릴 때도 일본은 매월 1조 엔이 넘는 무역흑자를 기록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2011년 이후 끊겼다. 수출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 제조기업이 대부분 수출기지를 중국·동남아시아·유럽 등지로 옮겼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다음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은 일본 내에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자동차나 전자제품 정도가 남았을 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무역수지 적자를 보는 대신 배당 등 소득수지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며 “제품 수출 대신 배당소득 등을 올리는 구도로 기업이 사업방식을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외부의 시각은 단순하면서도 냉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 분석을 빌려 “일본 제품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소비세 인상 이후 경기회복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한 엔저 정책(엔화값을 낮추려는 통화정책)이 수출을 진흥시키기보다는 무역적자만 증폭시켰다. 산업 구조개혁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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