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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지친 일부 실종자 가족, 선체 인양 주장

중앙선데이 2014.04.20 00:41 371호 4면 지면보기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나흘째인 19일. 배 안에 남아 있는 공기층인 ‘에어포켓’에서 사람이 최대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으로 알려진 72시간이 넘으면서 구조팀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생존 소식은 이날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날 밤 3구의 시신이 선내에서 추가로 수습돼 사망자 수는 36명이 됐다.

‘에어포켓 생존 기간’ 72시간 초과

해양경찰은 이날 오전 4~5시쯤 세월호에 수중 가이드라인 2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렇게 생긴 총 3곳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선체 진입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이날 오전 5시35분쯤엔 민간 잠수사 2명이 4층 객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시신 3구를 유리창을 통해 확인했다. 잠수요원들은 망치로 유리창을 깨고 인양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선체 내 시신의 존재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투입된 민·관·군·경 잠수인원은 597명이다. 해경은 잠수요원들을 2인 1조로 20분씩 교대로 총 세 차례 투입됐다. 하지만 사고 해역의 높은 파도와 강풍, 빠른 조류로 인해 선체 진입에는 또다시 실패했다. 여기에 세월호에서 기름까지 유출돼 긴급 방제작업까지 벌였다. 벙커C유와 경유 등으로 이뤄진 기름띠는 사고 지점에서 북서쪽 반경 100m에 형성돼 조류를 타고 오염 지역이 확산됐다. 해경은 수색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방제정 23척을 서둘러 투입해 기름띠 제거작업을 벌였다.

이처럼 구조작업에 진척이 없자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선 선체 인양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가족들 일부는 이날 오후 4시40분쯤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브리핑을 하던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수색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 결정할 때가 왔다”며 “선체를 크레인으로 인양해야 한다”고 외쳤다. 실제로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크레인 인양을 해경에 요청할지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일단 구조에 집중하고 당분간 세월호 인양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김석균 청장도 브리핑에서 가족들에게 “진입로를 확보해 수색작업을 해 생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는 게 일차 목표”라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을 준비 중인 크레인은 이날 1대가 더 추가돼 모두 5대가 인근 해역에 대기하고 있다.

이날 세월호 주변에는 함정을 포함한 192척의 선박과 항공기 31대가 동원돼 해상 수색을 벌였다. 각각 오후 4시55분과 5시47분, 5시58분, 7시10분쯤 해상에서 신원미상의 시신 4구가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앞서 선내에서 목격된 시신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신원확인팀은 수습한 사망자에 대한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이날부터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 등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DNA 샘플 채취 작업도 시작했다. 해경은 이날 밤에도 군경 잠수부 50여 명이 선체 진입을 시도했다. 야간작업을 위해 오징어 채낚기 어선 9척을 현장에 투입하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시신 유실을 막기 위해 저인망 어선 4척도 동원했다. 20일 오전에는 미국으로부터 수중 무인탐색기(ROV) 2대를 넘겨받아 사고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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