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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드레스덴 선언 뒷받침 위해 5·24 완화를"

중앙일보 2014.04.12 00:44 종합 3면 지면보기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따른 대응으로 4년 전 내놓은 5·24 대북 조치가 11일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에서 이슈로 떠올랐다.


류길재 달라진 발언 배경
대북신호·여론탐색용 분석
6자회담 재개 움직임도 영향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까지 나서 5·24 조치 폐지 내지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새누리당 정의화 의원은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을 거론하며 “가능한 한 유연한 자세로 적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 의원은 “북한이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 화답할 때까지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며 5·24 조치의 완화를 요구했다.



 이자스민 의원도 “남북 화해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5·24 조치 중 단계적으로 해제할 부분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문대성 의원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개성공단 3통(통신·통관·통행 개선) 문제 등이 5·24 조치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우리 쪽에서 좀 더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느냐”며 폐지를 요구했다.



 류길재 장관이 답변에서 ‘북한의 조치’를 전제로 “5·24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입장이 유연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국회에서 제기됐다. 지난 2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 답하며 “5·24조치 해제보다는 그것이 만들어진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는 게 더 우선”이라고 말한 것보다 누그러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통일부는 5·24 조치에 대해 바뀐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당국자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도발에 대한 시인과 사과 같은 북한의 선행조치를 여전히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도 내심 해제의 필요성을 느끼고 여론 탐색 및 대북 신호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북핵 6자회담이 재개 수순을 밟고 있는 것도 류 장관의 발언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6자회담 당사국들은 최근 분주하게 양자, 3자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일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있었고, 11일엔 우리 측 황준국 6자회담 수석대표가 중국을 찾았다. 이에 따라 소위 6자회담의 ‘문턱’이라 불리는 대화 재개 조건에 대한 윤곽이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만남 후 중국이 북한과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고 러시아에도 설명할 것”이라며 “짧게는 2~3주에서 한 달이면 북한을 제외한 5자 간에는 대화 재개 여건에 대한 공통분모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위협하는 등 도발적 행태를 드러내고 있어 5·24 조치 해제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어렵게 하는 측면도 있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고 있는 정부 고위 당국자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와 핵능력 고도화 차단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충족돼야 6자회담 재개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핵실험만큼은 중국 지도부로서도 받아들일 수 없기에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국방위원회는 11일 담화에서 우리 당국에 ‘괴뢰’ 등의 비난을 퍼부었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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