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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박봉주 곧 경질" 세대교체 신호탄?

중앙일보 2014.04.08 02:30 종합 10면 지면보기
북한이 박봉주(75) 총리를 곧 해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7일 밝혔다. 박 총리와 함께 김영남(사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퇴진도 유력시된다.


내일 최고인민회의 주목
박, 경제 실패 희생양 성격
김영남도 함께 퇴진 유력

 정부 고위 당국자는 “박 총리가 경제난 해결 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경질될 것이란 믿을 만한 첩보를 입수했다”며 “오는 9일 평양에서 열릴 최고인민회의 13기 개막회의에서 해임 사실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경우 고령을 감안해 북한이 지난달 선거에서 대의원으로 선출하지 않았다. 조만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할 것 같다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박봉주는 지난해 4월 총리에 올랐으나 김정은(30)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부터 최근 “중책을 맡겼으나 인민경제 건설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학공업 전문가인 박봉주는 2003년 9월부터 4년 가까이 총리를 지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모든 문제는 박봉주와 상의하라”고 할 정도로 신임을 얻었지만 자재 공급 비리 등으로 밀려나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됐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추대된 2010년 9월 노동당 제1부부장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한 그는 2012년 4월 김경희(김정은의 고모)가 맡았던 당 경공업부장에 임명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경희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총리를 맡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31일 김정은이 제시한 ‘경제·핵 병진노선’은 발표 1주년을 맞았지만 내세울 성과가 없어 1주년 행사도 치르지 못했다. 2012년 4월 첫 공개연설에서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던 김정은의 말은 현실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박봉주의 해임이 경제실패에 따른 희생양 성격이란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장성택의 처형 후 부인 김경희가 권력 전면에서 밀려나자 그 계파인 박봉주도 타격을 입었다는 진단도 있다.



 김영남 위원장은 1972년 5기 대의원을 맡은 후 연이어 8선 의원을 지냈다. 김일성 정권 초기인 56년 당 국제부 과장을 시작으로 김정일·김정은 권력까지 3대에 걸쳐 공직을 맡은 김영남의 퇴진은 상징성도 크다. 일각에서는 후임 상임위원장을 임명하지 않고, 이 자리를 폐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외교문제를 김영남에게 맡기려 명목상 국가수반인 상임위원장 자리를 만든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의 경우 직접 대외문제까지 챙기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 총리의 후임이 누가 될지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방북했던 재미동포 인사는 북한 경제관료로부터 “50세 이상 간부들은 하던 업무만 총화(결산)하고 지시를 기다리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김정은 시대에 등장한 신진 파워엘리트들이 내각과 노동당 요직에 포진할 것이란 의미다. 김정은은 이미 여동생 김여정(25)을 노동당 차관급으로 추정되는 요직에 임명하는 등 젊은 피로의 수혈 채비를 마친 상태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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