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힘 센 키다리 여인들, 그린을 평정하다

중앙일보 2014.04.08 00:43 종합 25면 지면보기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렉시 톰슨이 7일 16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박세리는 “몸이 아플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세게 치더라”고 톰슨의 스윙을 평했다. [랜초미라지 USA투데이=뉴스1]
렉시 톰슨(19·미국)과 미셸 위(25·미국)가 나란히 걸을 때 키 큰 농구선수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톰슨과 미셸 위의 키는 1m83㎝다. 공을 때리는 모습도 일반 선수들과는 달랐다. 3라운드 톰슨과 함께 경기한 박세리(37·KDB·1m68㎝)는 “다른 선수 신경 안 쓰고 경기하지만 톰슨이 공 때릴 땐 땅이 울리는 것 같고 나까지 몸이 아플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세게 치더라”고 말했다.


1m83㎝ 장타자 톰슨, 나비스코 우승
올해 LPGA 우승자들 최소 1m68㎝
박인비 효과, 쇼트게임까지 좋아져
2위 미셸 위, 우드 티샷 거리 손해

 톰슨이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LPGA 투어 메이저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톰슨은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로 미셸 위를 3타 차로 제쳤다. 19세1개월인 톰슨은 모건 프리셀(미국·당시 18세10개월)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메이저 우승을 했다.



 톰슨뿐 아니라 올해 LPGA 투어 7개 대회 우승자들은 다 장신이다. 시즌 2승을 거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도 1m83㎝이며 제시카 코르다(미국)는 1m80㎝다. 폴라 크리머(미국)는 1m75㎝, 카리 웹(호주)은 1m68㎝다. 다들 멀리 친다. 드라이브샷 거리 1위인 톰슨을 비롯, 모두 샷 평균 거리 40위 이내다.



 나비스코 챔피언십 톰슨과 미셸의 경쟁에서 장타의 위용을 알 수 있었다. 미셸 위는 3번 우드 펀치샷(낮게 깔리는 샷)으로 티샷을 하면서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 톰슨은 매 홀 드라이버를 뻥뻥 휘둘렀다.



렉시 톰슨(뒤)이 우승 후 연못에 뛰어드는 세리머니 도중 캐디와 포옹하고 있다. [USA투데이=뉴스1]
 미셸 위의 공은 똑바로 갔으나 톰슨보다 뒤에서 두 번째 샷을 해야 했다. 짧은 채로 치는 톰슨의 두 번째 샷이 훨씬 정확하게 핀 쪽으로 붙었다. 긴 클럽으로 친 샷은 딱딱한 그린을 맞고 튕겨나갔다. 톰슨은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결국 미셸 위는 역전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는 평소와 달리 러프가 길지 않아 장타자들이 유리했다. 박인비(26·KB금융그룹·1m66㎝), 폴라 크리머(미국) 등이 “변별력이 없다”고 불평을 했다. 톰슨은 “러프가 길지 않고 그린이 단단해 가까운 곳에서 웨지로 치는 게 유리한 것을 알았다. 짧은 채로 치면서 뒤로 물러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시즌 전체적으로 장타자들이 득세를 하고 있다. 미국 골프 위크의 베스 니콜스 기자는 “허점이 있었던 장타자들의 쇼트게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기의 퍼트로 LPGA 투어를 평정한 박인비가 큰 영향을 줬다. 톰슨은 “이기려면 퍼트가 중요한 걸 알게 됐고 지난겨울 쇼트게임, 특히 퍼트를 중점 훈련했다”고 말했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노렸던 박세리는 두 타 차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첫 홀에서 약 15m 칩인 버디를 성공했 으나 파 3인 8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합계 6언더파 공동 4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란초미라지=성호준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