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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박 대통령 축하 난 받은 전두환 "역대 누구보다 국정운영 소신껏 잘해"

중앙일보 2014.04.07 00:41 종합 10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전두환(얼굴) 전 대통령의 생일에 청와대 비서관과 축하 난을 보냈다고 청와대가 6일 밝혔다.


추징금 환수 놓고 불편했던 사이
청와대, 이순자 여사 생일도 챙겨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의 83번째 생일 전날인 지난 1월 17일 주광덕 정무비서관을 서울 연희동의 전 전 대통령 자택으로 보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인도 순방 중이었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면서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씨가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고, 차남 재용씨는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되는 등 전 전 대통령 일가에 파란이 일었다.



 그 때문에 다소 어색한 자리가 될 수도 있었지만 연희동 자택에선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직접 차를 내오면서 주 비서관을 환대했다고 한다. 주 비서관은 “솔직히 가기 전에는 걱정을 했는데 전 전 대통령이 덕담을 많이 해줘서 기분 좋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 시간가량 이어진 대화에서 전 전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 대한 이런저런 반대도 있겠지만, 지금 대통령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국정 운영을 소신껏 잘 추진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박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또 전 전 대통령 재임 중에 일어난 1983년 아웅산 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국가안보를 다져나가는 게 중요하고, 박 대통령이 안보와 북한 관련 문제를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육사생도와 군인 시절, 해외 순방 경험 등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한다. 주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메시지나 말씀을 전한 건 없다”며 “주로 덕담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주 비서관은 지난달 24일 이순자 여사의 생일 하루 전에도 난을 들고 연희동을 찾았다.



 박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불편한 관계였다. 전 전 대통령이 1980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박정희 정권과 거리를 두면서 이전 정권을 부정과 부패, 부조리의 시대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에 “청와대를 나온 이후 정권 차원에서 아버지에 대한 매도가 계속됐다”며 전두환 정권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도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희호·권양숙 여사는 예방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찾지 않았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건 2004년 8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취임했을 때 예방한 게 마지막이다.



 ◆MB 생일에도 난 보내=청와대는 전 전 대통령 부부에게 축하 난을 보낸 데 대해 “전직 대통령 부부의 생일을 챙기는 것은 관례”(민경욱 대변인)라며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 주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생일 전날에도 이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는 등 생존한 전직 대통령과 부인의 생일을 모두 챙기고 있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12월 23일)의 생일 때는 국회 예산안 처리 일정 등으로 인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까지 직접 가지 못하고 행정관을 보냈다고 한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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