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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무공천' 무대응 … 기로에 선 안철수

중앙일보 2014.04.07 00:39 종합 10면 지면보기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단체 무공천 논란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4일 청와대 면회실을 찾아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 신청을 하고 “7일까지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나 홀로 최후통첩’인 셈이다. 청와대 측은 주말을 넘긴 6일까지도 ‘공식 대응은 없다’는 입장이라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일단 안철수·김한길 두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을 상대로 ‘2단계 압박’을 강화해야 할 처지다.


강경파 "공천 폐지 입법투쟁을"
당내 "철회하자" 목소리도 커져
안철수 "밤잠 못자고 고민 중"

 강경 투쟁을 요구하는 기류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도 저도 아니면 ‘퇴로’를 검토해야 할 만큼 당내 반발이 심각하다.



 친노(노무현계) 강경파로 분류되는 강기정·이목희 의원 등 20여 명은 7일 기초선거 공천 폐지 입법화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한다. 이들은 4월 임시국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하거나 정당의 당원은 무소속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 전선이 국회로 옮겨붙을 조짐마저 보인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은 “입법투쟁을 하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든 2~3일 내에, 늦어도 이번 주 중에는 지도부의 최종 결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공천 폐지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거나 다른 강경수단을 채택할 수도 있다.



 다만 안 대표는 어떻게든 무공천을 관철시키겠다며 강경파를 다독이고 있다.



 안 대표는 6일 서울 홍대 앞에서 열린 ‘안철수·김한길의 약속토크’에서 “(무공천은) 큰 손해와 고통이 수반되지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세력을 국민께서 보시고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을 겨냥해 “눈앞에 있는 단기적 이익에 급급해 국민과의 약속은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세력”이라고도 했다.



 그럼에도 무공천 철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당내엔 “전 당원 투표로 재결정해야 한다”(우상호·정청래 의원)는 의견이, 당 밖엔 “안철수 대표가 ‘무조건 철회’로 일주일 내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재검토론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가 공천하도록 하자”(우원식 최고위원)는 절충안까지 등장했다. 무공천을 하게 되면 시민단체가 단일후보를 선정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끝내 무대응으로 일관할 경우 우리는 이대로 (무공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에 와서 공천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고 이긴다는 보장도 없지 않느냐”면서다. 그는 “아예 새누리당과 각을 확실히 세워 ‘약속정치 대 거짓정치’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 인사들도 대부분 “(무공천 철회로) 회군하면 두 대표, 특히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타격이 엄청날 텐데 그게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으로) 나뉘어 있으니 (광역·기초) 모두 어렵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러나 통합하면서 광역선거에서 가능성이 나왔다”며 “무공천을 철회하면 다시 광역에 미칠 악영향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무공천 철회 요구를 일축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안 대표는 “밤잠 못 자고 고민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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