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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찾은 콩고 소녀 "마톤도 코레"

중앙일보 2014.04.07 00:22 종합 16면 지면보기
백내장 수술을 받은 지 9일째 된 지난달 15일 암베나(아래 오른쪽 둘째)가 ‘한국, 감사해요(Merci, Coree)’라고 적은 글을 들고 가족들과 함께 찍어 보낸 사진. 외할머니(오른쪽)도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왼쪽은 암베나의 엄마 툼바. 아이들은 사촌들이다. [사진 굿피플]



백내장 고통 여섯 살 암베나
한국 의료봉사단이 수술해줘
굿피플, 61명 시력 찾게 도움

지난달 6일 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이하 DR콩고) 킨샤사 넹갈레마 국립병원. 백내장 수술을 받기 위해 30여 명의 환자가 줄지어 앉아 있다. 그들 사이에 보이는 6세 소녀 암베나 그라스. 이 소녀는 태어날 때부터 백내장을 앓고 있다. 지금까지 엄마의 얼굴도,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도 또렷하게 본 적이 없다. 학교에 들어갔지만 칠판 글씨를 볼 수 없어 읽을 수도 없다. 희뿌연 안개 속을 헤매듯 늘 희망 없는 하루하루가 계속됐다. 앞을 못 보는 딸 때문에 속앓이 하던 암베나의 엄마인 툼바(43)에게 희망의 소식이 들렸다. 동쪽 나라 한국에서 무료로 백내장을 수술해 주는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 세계실명예방단이 자신의 마을에서 15분 떨어진 DR 콩고의 수도인 킨샤사에 온 것이다. 전체 인구의 75%인 5000만 명이 하루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의 나라에 태어난 까닭에 제대로 된 치료 한 번 받지 못했다. 국립병원이 있지만 백내장을 수술할 의사와 장비조차 없다. 이번 실명예방단은 열악한 DR콩고의 의료 상황을 고려해 수술에 필요한 현미경과 모니터 등 총 650㎏에 달하는 모든 장비를 한국에서 가져왔다. 안과전문의, 검안사, 간호사, 약사, 통역 등 20여 명은 5~6일 이틀 동안 61명의 백내장 환자들을 수술했다.



 암베나의 수술은 최경배 JC빛소망안과 원장이 집도했다. 양쪽 눈 모두 성공적으로 수술됐다. 최 원장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의료 혜택을 제때 받지 못해 평생 불편한 몸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것은 비극이다.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마취에서 깨어난 암베나는 “마톤도 코레, 마톤도 굿피플!”(‘마톤도’는 DR콩고 토종 언어인 링갈라어로 감사하다는 뜻)을 연발했다. “앞이 잘 보이게 되면 열심히 공부해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며 앞니가 빠진 잇몸을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



굿피플 실명예방단이 백내장 수술을 위해 암베나의 눈을 검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굿피플은 2001년부터 필리핀·몽골·중국·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솔로몬군도 등 저개발 국가에서 무료 백내장 수술을 실시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DR콩고를 포함 10개국에서 총 26회에 걸친 해외원정 수술을 통해 1682명에게 빛을 되찾아줬다.



 굿피플 안정복 회장은 “백내장 수술을 받은 주민들이 단순히 시력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까지도 환하게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암베나는 수술 10여 일 뒤 귀국한 굿피플로 사진과 함께 편지를 보내왔다. “수술이 잘돼 회복 중이다. 벽에 걸린 달력 작은 글씨도 잘 읽을 수 있다. 한국 의료진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킨샤사=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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