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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펀드, 지난해 급락 기저효과 … 테이퍼링 끝날 때까지 위기 반복 가능성

중앙일보 2014.04.07 00:06 경제 6면 지면보기
“2014년에도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낫다”는 게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일관된 전망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1분기 펀드 평가 결과 유럽펀드(2.43%)나 북미펀드(1.88%)보다 동남아펀드(5.77%), 인도펀드(9.98%), 대만펀드(4.53%) 같은 신흥국 펀드가 선전했다.



 기저효과 때문이란 게 증권업계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해 6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처음 언급하면서 신흥국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무역수지 적자국들의 충격이 컸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정부는 급락한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식의 조치에 나섰고 비교적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워낙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회복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는 예정된 총선이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에 더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자금이 계속 빠져나갔던 신흥국펀드에 올 3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른 듯하다. 김훈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입장이 유화적으로 변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 및 채권 펀드에 모두 자금이 유입됐다”며 “신흥국의 펀더멘털이 달라졌다기보다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쏠리던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흥국보다 선진국’이라는 올해의 투자 전략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김 연구원은 “테이퍼링이 끝날 때까지 신흥국 시장의 위기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의 수혜를 받지 못한 프론티어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8.91%)도 선전했다. 양적완화 정책으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가 없으니 테이퍼링으로 빠져나갈 투자자도 없는 것이다.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좋은 성과를 올렸다. 특히 농산물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10%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미국의 한파와 남미의 가뭄 같은 이상 기후로 2012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이던 농산물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덕이다. 지난해 30% 가까이 하락한 금값이 올해 들어 반등하면서 금펀드도 8.0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농산물은 단기적, 금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펀드보다 수수료가 낮고 상품 가격 등락을 비교적 더 정확하게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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